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15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서 장기국채를 대거 보유한 보험사들의 채권운용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전문가들은 연내 금리가 0.75%포인트 상승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가파른 금리상승은 부채 상환 부담으로 이어져 보험 해약이 늘어날 수 있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9월 말 기준 보험사들의 전체 운용자산 815조원 가운데 단기매매·매도가능 채권 규모는 478조원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15일 FOMC에서 "한마디로 말하면 경제가 잘 돌아가고 있다는 것(The simple message is the economy is doing well)"이라며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보험사들은 지난 2014~2016년까지 금리가 내리자 만기보유 금융자산을 매도가능 금융자산으로 분류했다. 이로 인해 채권 평가이익을 얻은 보험사들은 지난해 1조원에 달하는 이익을 얻었다. 금리 하락기에 채권평가이익을 노리고 만기보유증권을 매도가능증권으로 재분류했던 보험사들은 금리 상승 국면에서 단기적으로는 평가손실을 내게 됐다.

◆ 보험사, 채권평가손실에 RBC 하락 우려

만기보유 금융자산과 달리 매도가능 금융자산은 채권을 시가로 평가해야 하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내리면 평가 손익이 장부에 반영된다. 금리 하락기에는 매도가능 금융자산으로 분류하면 채권가격이 오르면서 평가이익이 발생한다. 하지만 상승기엔 채권 가격 하락으로 평가손실이 생겨 보험사의 건전성 판단 기준인 지급여력(RBC)비율이 하락한다.

대형사 위주로 살펴보면 삼성생명(032830)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매도가능 금융자산은 141조7200억원인데, 이 중 국공채가 49조9322억원이다. 한화생명(088350)은 매도가능증권 계정으로 61조3947억만원이 분류돼 있고 이 가운데 국공채가 13조8766억원이다. 교보생명의 매도가능금융자산은 21조7454억원인데, 국공채가 5조6646억원을 차지한다.

RBC비율이 악화되면 신종자본증권 발행, 유상증자, 후순위채 발행 등을 통한 긴급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 그러나 일부 보험사들의 경우 자본 확충 여력이 부족해 건전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부실화할 가능성이 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일부 보험사는 최근 3년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적자를 기록했다.

또한 그간 저금리 대응 전략으로 보험회사의 해외투자가 늘었는데, 미국 금리 인상으로 인해 환율 상승과 변동성이 확대하면 환리스크 관리가 더욱 중요해진다.

◆ 금리 상승기...부채상환 부담 커지면 보험 해약 늘어날듯

금리 상승기가 시작되면 소비자들이 보험을 들어야 할 유인이 줄어든다는 점도 부정적 요소다. 예·적금 금리보다 높은 금리를 약속하지도 않는데다 대출금리가 동시에 상승해 부채 상환 부담이 늘어 보험 해약이 증가한다.

시장 금리에 비해 비교적 높은 이율을 주요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했던 보험사들은 경쟁력을 상실할 수 있다. 금리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로 인해 다른 업권의 금융 상품에 비해 주기가 긴 저축성보험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해약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다만 보장성보험은 가격 하락에 의해 수요가 증가할 수 있지만, 저축성상품의 비중이 더 높아 그 효과는 제한적이다.

전용식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중산층의 보험 수요가 급감하고 해약이 증가해 보험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에 부정적인 효과가 발생한다"면서 "대출이나 회사채, 부동산 등 위험자산이 부실화해 재무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리가 완만하게 상승하면 장기적으로는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된다. 자산운용이익률이 개선되면서 저금리 시대의 고질병이었던 이차(利差)역마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또 오는 2021년 시행 예정인 새 보험계약회계기준(IFRS17)에 따라서는 재무건전성이 개선된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금리가 높아지면 자산운용 수익률이 올라가기 때문에 자산 운용이 원활해지는 효과가 있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