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목표주가 잇따라 상향조정…230만~250만원
이상훈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사장)이 14일 "지주사 전환에 관한 검토 결과를 예정대로 발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재용 부회장 구속, 미래전략실 해체 등 최근 잇따라 불거진 각종 악재에 불안해 하던 삼성그룹 투자자들이 곧바로 반응을 보였다. 이날 삼성전자와 삼성SDI,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삼성그룹주는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특히 '대장주' 삼성전자의 경우에는 글로벌 자동차 전장(電裝·전자장비) 기업 '하만(Harman)' 인수 작업을 완료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52주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장착한 삼성전자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이 회사 주가가 230만원 이상 치솟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 "지주사 전환 예정대로"…삼성전자·SDI 52주 신고가
이상훈 사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국세청장 초청 간담회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나 "지주사 전환에 대한 부분은 주주들과 약속한 사안이기 때문에 그룹 이슈와 관계없이 검토하고 예정대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005930)는 지난해 11월 29일 진행된 컨퍼런스콜 당시 지주사 전환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이 사장은 "현행법에 따라 주식을 매입·처분해야 하는 문제가 있고, 세금 문제도 복잡하다"며 지주사 전환까지 6개월 이상 걸릴 수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후 시장 관계자들은 삼성전자의 지주사 전환과 관련된 윤곽이 2017년 5월쯤 드러날 것으로 예상해왔다. 그러나 최근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되는 등 그룹 차원의 악재가 잇따르자 일각에선 지주사 전환 작업도 흐지부지되거나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왔다.
이 사장의 이번 발언은 시장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역할을 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3만8000원(1.87%) 오른 206만8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 회사 주가는 이 사장의 지주사 관련 입장 표명이 언론을 통해 전해진 오전 11시 20분 이후 가파르게 상승하기 시작했다. 장중 한때 52주 신고가인 207만7000원까지 치솟았다.
나머지 삼성그룹주들도 일제히 강세를 나타냈다. 삼성SDI(006400)의 경우 2500원(1.91%) 오른 13만3500원에 장을 마쳤다. 삼성SDI 역시 이날 신고가(13만5000원)를 갈아치웠다. 삼성물산(028260)종가는 전날 종가대비 1만1000원(9.09%) 급등한 13만2000원을 기록했다.
이 밖에 삼성생명(032830)은 5000원(4.59%) 오른 11만4000원에 장을 종료했다. 삼성화재(000810)도 2.92%(7500원) 상승한 26만4500원에 마감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지주사 전환은 고배당, 자사주 매입 등 주주친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만드는 이슈"라며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해당 기업에 대한 가치가 재평가될 수 있다는 점도 투자 매력도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 "하만 인수는 신의 한수…230만원 넘는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코스피시장의 대장주인 삼성전자에 특히 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주사 전환을 통해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동시에 최근 지분 인수 작업을 마무리한 하만을 앞세워 미래 먹거리 시장을 선점할 경우 기업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삼성전자는 이달 11일 "2016년 11월 14일 하만과 인수 계약을 체결한 이후 하만 주주총회 승인, 미국을 비롯한 10개 반독점 심사 대상국의 승인 등 인수 완료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마쳤다"고 밝혔다.
글로벌 전장 시장에서 하만은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세계 최대 기업 중 하나다. 지난 1956년 시드니 하만(Sidney Harman)이 설립한 하만은 이후 지금까지 전세계 인포테인먼트·텔레매틱스(자동차 무선통신) 등의 분야에서 줄곧 선두권을 지켜왔다. 종업원 수는 3만여명에 이른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글로벌 자동차 전장 시장의 규모는 지난 2015년 2390억달러(약 274조7000억원)에서 2020년 3033억달러(약 348조6000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SA는 자동차 내 전장부품 비중도 2009년 19%에서 2020년 50%로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부터 삼성전자 연결 실적에 하만 실적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230만원에서 247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노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망치도 각각 52조1000억원과 9조8000억원으로 끌어올렸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가 하만을 중심으로 자율주행차를 비롯한 전장분야 경쟁력을 적극적으로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중 네 번째로 많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며 "추가적인 인수합병(M&A)이나 지분투자를 실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목표주가 230만원을 제시했다.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 대신증권, IBK투자증권 등도 삼성전자의 주가가 230만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KTB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은 250만원을 예상했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의 판매 호조로 실적 성장폭이 주가 상승을 상회하는 상황"이라며 "하만 인수까지 무사히 진행해 추가 성장동력을 확보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