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양대 인터넷 기업 네이버(NAVER(035420))와 카카오(035720)가 오는 17일 나란히 정기 주주총회에 나선다.
네이버는 이날 주주총회와 직후에 열릴 이사회를 통해 최고 경영진을 교체한다. 한성숙 대표이사 내정자가 전임자인 김상헌 대표의 8년 간 장기집권을 깨고 새로운 수장에 오르며, 변대규 휴맥스 회장이 오너인 이해진 이사회 의장의 뒤를 이어 새 의장이 된다.
카카오의 경우 이사회는 없지만, 등기임원에 변동이 있을 예정이다. 법무를 담당하고 있는 강성 부사장이 등기임원에서 내려오고, 그 자리를 자회사 패스(Path)모바일의 송지호 대표이사가 채운다. 또 서울대에서 로봇 기술을 연구하고 있는 조규진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해 인공지능(AI) 전력 강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 김상헌·이해진 물러나고 한성숙·변대규 체제로
네이버는 오는 17일 오전 10시 경기 분당에 위치한 그린팩토리 2층 커넥트홀에서 주주총회를 연다. 이번 정기 주주총회에서 가장 중요한 안건은 경영진의 세대교체다.
현재 네이버의 등기임원은 이해진 의장과 김 대표, 황인준 라인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세명이다. 이 중 김 대표와 황 CFO는 오는 20일자로 임기가 만료돼 등기이사직을 내려놓는다. 이 의장의 임기는 2018년 3월 19일까지로, 앞으로 약 1년이 더 남았다.
등기임원진에 생긴 두 개의 공석은 한성숙 대표 내정자와 변대규 휴맥스홀딩스 회장이 채운다. 지난 2008년 4월부터 회사를 이끌어온 김상헌 대표가 고문으로 물러나고, 그 자리를 한성숙 대표 내정자가 대신한다. 변 회장은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이 의장의 후임자가 될 예정이다.
다만 변 회장이 이미 상장사 3개와 비상장사 1개의 등기임원직을 겸하고 있어 네이버에서는 사내이사나 사외이사가 아닌 '비상무이사'에 이름을 올리게 된 관계로, 사내이사는 한 대표 내정자와 이 의장 등 두명으로 한정된다. 이 의장은 내년 3월 등기임원으로서의 임기가 만료되기 때문에, 그가 연임하지 않는다면 박상진 네이버 CFO가 빈자리를 채울 가능성도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망한다.
이 외에도 네이버는 웹툰 사업부를 신설 법인 '네이버웹툰'으로 분할하는 안을 함께 상정했다. 네이버웹툰의 대표는 김준구 현 네이버 웹툰&웹소설 CIC 대표가 맡으며 김창욱 스노우 대표이사와 채선주 부사장이 비상근이사를, 박상진 CFO가 감사를 맡게 됐다. 분할안이 주주총회를 통과하면 오는 5월1일자로 네이버웹툰이 신설될 예정이다.
◆ 카카오 초기 멤버 송지호, 등기임원으로...임지훈 스톡옵션 10만주 받는다
카카오의 주주총회는 17일 오전 9시 제주 영평동 본사에서 열린다. 시간은 네이버보다 한시간 빠른 오전 9시다.
카카오는 이날 김범수 이사회 의장의 재선임안과 송지호(사진) 패스모바일 대표의 사내이사 신규 선임안을 올린다. 김 의장의 임기는 오는 2020년 정기주주총회일까지며, 송 대표의 등기임원 임기는 내년까지로 약 1년이다.
송 대표는 넷마블게임즈의 전신인 CJ인터넷 대표이사를 거쳐 2007년 카카오에 합류했다. 카카오에서 CFO, 비즈팀장을 역임했으며, 김 의장과 이석우 전 대표 등과 함께 초창기 카카오의 기틀을 다진 멤버로 평가 받는다.
송 대표는 카카오가 지난 2015년 5월 미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 '패스'를 인수한 뒤 패스의 인도네시아 서비스를 총괄해왔다. 송 대표가 이끌고 있는 패스모바일은 현재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다.
송 대표가 새 등기임원이 되면, 카카오는 김 의장과 임지훈 대표·송 대표 등 3인의 사내이사 체제를 갖추게 된다. 기존 사내이사인 강성 법무 총괄 부사장은 1년 간의 임기를 마치고 등기임원직을 내려놓게 됐다.
카카오 관계자는 "회사의 사업 구조를 더 잘 알고 있는 송 대표가 사내이사를 맡고, 강 부사장은 준법경영실 업무에 더 집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지난 2014년에도 카카오 사내이사로 일한 경험이 있다.
카카오는 또 조규진 사외이사를 새로 선임하는 안을 상정했다. 조 사외이사 후보는 서울대 공과대학 기계항공공학부 부교수로, 현재 서울대 인간중심 소프트로봇 기술연구센터장을 맡고 있다.
인터넷 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카오가 지난달 AI 전문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을 출범하고 AI 분야 R&D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만큼, 관련 분야 전문가인 조 교수를 사외이사로 영입해 실질적 도움을 받으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카카오는 임지훈 대표에게 주식매수선택권 10만주를 부여하는 안건을 함께 올렸다. 현재 카카오의 주가가 8만4800원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임 대표가 부여 받게 될 주식매수선택권을 현금으로 환산해보면 약 85억원어치가 된다.
임 대표는주식매수선택권의 절반을 오는 2019년 3월 17일부터 행사할 수 있다. 전량 행사는 2020년 3월 17일부터 4년 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