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본격적으로 모바일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지만 고해상도 플라스틱 OLED(POLED) 패널의 양산성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다는 방침이지만, 초기에 일정 수율을 달성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LG디스플레이(034220)는 올해부터 본격 생산할 예정인 고해상도 모바일용 플라스틱 OLED 패널 개발을 위해 삼성디스플레이의 패널 제품을 '리버스 엔지니어링(reverse engineering)' 방식으로 연구 중이다. 다만 개발 속도가 당초 기대보다 늦어지고 있어 내부적으로 고민이 깊어진 상황이다.
역설계(逆設計)나 역공학(逆工學)으로도 알려진 리버스 엔지니어링은 전자·IT 업계에게 가장 흔히 쓰이는 기술 개발 방식 중 하나다. 경쟁사의 완제품을 해부하고 분석해 생산 방식을 파악하는 방법이다. 특정 제품의 생산 과정에 관한 지식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최종 제품을 토대로 설계 과정을 추론하는 것이다.
다만 OLED 분야에서의 리버스 엔지니어링은 기존 액정표시장치(LCD)와 비교해 난이도가 높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LCD의 경우 디스플레이를 구성하는 각종 요소들이 모두 표준화돼 있기 때문에 역설계가 상대적으로 쉬웠지만 OLED의 경우 전체 생산 과정의 통합 수준이 높기 때문에 분석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과거 국내외 경쟁사들이 LG디스플레이의 TV용 OLED 패널 생산 방식을 카피하는데 난항을 겪다 결국 포기한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부터 모바일용 OLED 사업을 본격화하겠다고 수차례 언급해왔지만,아직 대량 양산 체제에 돌입하지는 못했다.
지난해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상반기 중으로 경상북도 구미 E5 공장에서 모바일 OLED를 양산한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현재는 하반기 이후로 미뤄진 상태다. 대형 고객사에 납품 가능한 수준으로 생산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내년 상반기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모바일용 OLED 시장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시장의 90% 이상을 독식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지난 2007년에 'AMOLED'를 내세워 모바일용 OLED 패널 양산을 본격화했다. 이후 플렉서블 OLED 분야에서도 가장 선도적인 입지를 차지하며 경쟁 기업들과의 기술 격차를 벌린 바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삼성의 모바일 OLED 패널을 표본으로 한 리버스 엔지니어링 방식의 기술 개발이 일정 수준에서 한계를 보이기 시작하면서 다양한 협력사와의 기술 제휴를 강화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부터 고급 인력 수급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한 데 이어 최근에는 일본의 OLED 재료업체인 이데미츠코산과 기술협력 및 라이선스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상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가 모바일 OLED 사업에서 숱한 시행착오를 거칠 것"이라면서도 "OLED TV 사업초기처럼 불안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의 중소형 OLED 사업 손실은 당분간 불가피하지만 대형 LCD, 대형 OLED 패널 사업 수익으로 상쇄해 나가며 지속적으로 연구개발에 투자할 여력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