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부품, 소프트웨어, 카메라, 케이스 금형 모두 최소한 1000개씩은 만들어 봤습니다."

정호중 LG전자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 연구소 상무는 2주 넘게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정 상무가 개발 책임을 맡은 LG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G6가 10일 국내시장에 출시되기 때문이다. G6에는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명운(命運)이 걸려 있다. 한때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3위까지 올랐던 LG전자는 현재 중국 업체들에게도 밀리며 8위까지 추락했고, 모바일(MC)사업부는 7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벼랑 끝에 선 LG전자 연구원들은 어떤 고민을 거쳐 G6를 만들었을까. 8일 서울 가산동 LG전자 MC연구소에서 G6 개발의 주역들을 만났다.

지문 없어질 때까지 카메라 시험

정호중 상무는 "G6 개발의 첫 단계는 자기반성이었다"면서 "LG전자 직원과 고객사,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조사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결과는 연구원들의 자존심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G6 소프트웨어를 만든 정영훈 수석은 "LG 스마트폰은 발열(發熱)이 심해서 못 쓰겠다거나 사용 중에 자꾸 꺼진다는 내용들이 많았다"면서 "한마디로 품질이 엉망이라는 얘기였다"고 했다. 지난해 1월부터 몇 달간 이어진 회의의 결론은 '기본에 충실하자'는 것. 정 수석은 G6의 롤모델이 LG전자의 노트북 '그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램은 넉넉한 배터리 용량과 가벼운 무게라는 노트북의 본질에 가장 충실했기 때문에 성공했다"면서 "스마트폰 역시 안정적인 성능 구현에 충실하고 최소한 2년은 고장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8일 서울 가산동 LG전자 연구소에서 전략 스마트폰 G6 개발 주역들이 제품을 들어 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유준희 책임, 정영훈 수석, 송민아 책임, 정호중 상무, 이양원 수석.

LG전자는 고성능 듀얼(Dual) 카메라를 G6의 대표 기능이라고 꼽는다. 일반 렌즈와 광각(廣角) 렌즈 등 두 개의 렌즈가 탑재돼 있어 사용자가 다양한 구도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카메라 소프트웨어 개발을 담당한 송민아 책임은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1년 가까이 매일 1만장 이상 사진을 찍다 보니 지문이 닳아 있었다. 송 책임은 "밤늦게까지 버그(소프트웨어 오류)를 해결하고 나면 다음 날 아침 더 많은 버그 보고서가 올라오는 일이 반복됐다"고 말했다. 카메라가 외장 케이스 밖으로 튀어나오는 이른바 '카툭튀' 현상을 없애는 데도 많은 공을 들였다. 기기 설계를 맡은 유준희 책임은 "카메라를 안으로 밀어넣기 위해 부품 배치를 수천 번은 바꿔봤다"면서 "이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은 발열이 생기면 처음부터 모든 부품 배치를 재검토하고 공간에 맞는 부품을 다시 제작하는 다람쥐 쳇바퀴 작업을 반복했다"고 말했다.

품질 문제 해결을 위해 성능 시험도 전면 개선했다. 시험용 제품은 기존보다 두배 이상 늘렸고, 이전보다 5~10배 많은 횟수의 테스트를 더 가혹한 조건에서 진행했다. 낙하 시험은 100회 하던 것을 1000회까지 늘렸다. 완벽한 방수를 위해 밀봉 링 시제품을 2만개 이상 만들었다. 하드웨어 개발 책임자인 이양원 수석은 "G6 개발에 참여한 1000명 이상의 연구원들이 사소한 문제까지 실시간으로 공유했다"면서 "얇아진 베젤, 뒷면에 배치된 지문 인식 모듈, 18대9의 화면 비율 등 G6를 구성하는 요소 하나하나가 이런 고민의 산물"이라고 말했다. G시리즈 전체를 총괄해온 오형훈 전무는 이날 오전 과로로 병원에 입원까지 했다.

하루 1만대 이상 예판… 흥행 조짐 뚜렷

이렇게 탄생한 G6에 대한 기대감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높다. G6는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서 공개된 후 31개의 상을 받았다. 해외 매체들은 "소비자들이 바라는 완성도 높은 스마트폰"이라고 호평했다. 국내 출시를 앞두고 2일부터 9일까지 진행된 예약 판매에서는 하루 평균 1만건씩의 신청이 들어왔다. LG전자 관계자는 "2015년 출시했던 G4에 비해 3배 이상 예약 고객이 많다"고 말했다.

10일 이동통신 3사를 통해 출시되는 G6의 출고가는 89만9800원이다. LG전자는 G6 구매 고객에게 블루투스 헤드셋 '톤플러스', 접이식 키보드 '롤리 키보드2'와 마우스, 네스카페 커피머신 돌체구스토 등 20만원 상당의 사은품 세 가지 중 한 가지를 5000원에 판매한다. 또 각종 게임 아이템 20만원어치도 무료로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