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각) 뉴욕 증시가 하락 마감했다. 다우 지수와 S&P500은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와 유가 급락의 충격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은 전날보다 0.33% 내린 2만0855.73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은 0.23% 하락한 2362.98,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0.06% 오른 5837.55에 마감했다.

유가 급락 소식이 투자자들의 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원유재고는 전주 대비 820만 배럴 증가한 5억2840만배럴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의 전망치인 200만배럴 증가의 4배를 넘는 수준이었다.

이에 따라 원유재고는 9주 연속 증가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5.4% 급락한 50.28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13개월만에 최저 수준이다.

에너지주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미국 석유업체인 마라톤 오일이 8.7% 급락했다. 머피오일과 데본에너지도 6%대 급락했다. 미국 석유화학업체인 엑손 모빌은 1.7%, 셰브론이 2% 가까이 하락했다.

타마르 에스너 나스닥 에너지 분석가는 “미국 원유재고 증가는 단기적으로 시장에 부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에너지주에 투자하기를 꺼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릭 에네스 티투스 웰스 매니지먼트 대표는 “유가가 45~55달러 범위 안에 머물면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중동 국가들의 정치적 이슈가 없다면 이 안에 머물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 정책과 성장 전망도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고 CNBC는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의 공약을 신속하게 이행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에네스 대표는 “분명한 성장세가 보이긴 하지만, 트럼프의 세제 개혁과 감세에 대한 확증이 없다면 주가는 교착 상태에 빠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위험자산인 증시 투자자들의 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준은 오는 14~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개최해 미국 기준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오는 10일 발표 예정인 2월 비농업 부문 고용 지표가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여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지난달 미국 고용이 18만6000개 증가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3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85%에서 91%로 올렸다.

아트 호건 분더리히 증권 전략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10일 발표되는 고용 지표가 3월 금리인상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달러는 강세를 나타냈다. 달러화 가치를 주요 6개국 화폐와 비교한 ICE 달러인덱스가 0.2% 올랐다. 달러화 대비 엔화 환율은 0.3% 오른 114.35엔을 기록했다. 유로화 대비 달러화 환율은 0.23% 하락한 1.0544달러를 기록했다.

국채 금리는 상승했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5bp(1bp=0.01%포인트) 오른 2.561%를 기록했다.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4.1bp 상승한 3.151%를 나타냈다.

경제 지표는 혼조를 보였다.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생산성은 시장 전문가들 예상치인 1.5% 상승을 밑도는 연율 기준 1.3% 상승에 그쳤다.

민간 고용 조사 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에 따르면 2월 신규 고용은 29만8000건에 이르렀다.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19만건을 크게 웃돌았다. 지난 1월 수치도 당초 발표된 24만6000건에서 26만1000건으로 수정 발표됐다.

종목별로 미국 건설기계 제조업체인 캐터필러도 3% 하락했다. 반면, 미국 세무 컨설팅업체인 H&R 블록은 15%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