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박스권 탈피를 향해 순항하던 코스피지수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 체계) 직격탄을 맞고 잠시 주춤거렸지만 다시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8일 오전 코스피지수는 장중 외국인이 순매수하며 2100선을 넘기도 하는 등 2090대 근처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3일 중국 정부의 한국 여행 금지 조치 등으로 폭락했던 모습과 비교하면 3월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박근혜 대통령 탄핵관련 선고 등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아직 남아있음에도 사드 여파로부터는 벗어나고 있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에 사드 여파는 일부 업종에 국한돼 나타날 것이며 이도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미 주식시장에 사드 리스크가 꾸준히 반영돼왔기 때문이다.
◆ 사드 직격탄으로 코스피 상승에 찬물
지난 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6819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코스피지수는 2100선을 넘어섰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자국민들을 상대로 한국 여행 금지 조치를 내리는 등 중국의 경제 보복이 현실화되면서 지난 3일 국내 증시는 큰폭으로 하락했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하루동안 전거래일 대비 23.90포인트(1.14%) 하락해 순식간에 2070대 후반으로 후퇴했다.
중국의 여행 금지 조치에 직접적인 피해가 예상되는 롯데그룹, 화장품, 면세점, 엔터테인먼트 관련주가 크게 하락했고, 이런 분위기에 투자심리는 더욱 위축돼 중국의 경제 보복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는 종목들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의 시가총액은 지난달 20일 1300조원을 돌파했고 지난 23일에는 1314조4851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후 주가가 하락했던 이달 3일에는 1296조3515억원으로 감소했다. 전거래일 대비 1.12%(14조7974억원) 줄어든 수치다.
◆ 코스피, 사드 충격 벗어나 빠른 안정세
하지만 국내 증시는 곧바로 사드 충격에서 벗어나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6일 다시 외국인의 2000억원대 이상의 순매수에 힘입어 2080선을 회복하더니 지난 7일에는 2090대 중반까지 다시 올라왔다. 시가총액도 1306조4263억원을 기록하며 다시 1300조원대를 회복했다.
낙폭이 컸던 롯데그룹주나 화장품, 엔터테인먼트주 등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지난 7일 롯데그룹주 대부분이 강세를 보였다. 롯데쇼핑(023530)과 롯데칠성(005300)은 6거래일만에, 롯데하이마트(071840)와 롯데푸드도 5거래일만에 반등했다. 롯데쇼핑은 이날 오전에도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케미칼(011170)도 이날 오전까지 이달 3일의 하락 이후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3일 12.67% 급락하면서 시총 순위가 2계단 떨어졌던 아모레퍼시픽(090430)도 지난 6일부터 반등하며 시총 순위도 14위(우선주 제외)로 복귀했다. 이날 오전에도 1% 가까이 상승하고 있다. 코스맥스(192820)와 한국콜마(161890)등 다른 화장품주도 지난 3일 이후 더이상 떨어지지 않고 소폭 등락을 반복하며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엔터테인먼트주인 JYP Ent.(035900)나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 에스엠(041510), CJ E&M등도 지난 6일부터 더 떨어지지 않고 8일 오전에는 소폭 반등하고 있다.
◆ "사드 충격은 국한적, 일시적…이미 대부분 선반영"
전문가들은 사드 이슈가 갑자기 터진 것은 아니며 관련주에 사드 리스크가 꾸준히 반영돼왔고, 중국의 경제적 보복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한다.
전상용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장품주 경우 이미 주가가 중국 프리미엄을 반납한 수준으로 떨어졌기 때문에 추세적인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추가적인 낙폭은 불안심리가 과대 작용된 구간이다"고 분석했다. 전 연구원은 "엔터테인먼트나 미디어주도 이미 최고 수준의 제재를 받고 있어 추가적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윤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상승 모멘텀(성장동력)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본격화되고 있는 글로벌 리플레이션 압력으로 여전히 유효하다"며 "(사드이슈로 인한) 정치적 갈등에서 촉발된 경제보복과 이에 따른 기업실적 악화 우려는 일회성 이슈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중국의 반일감정이 극에 달했던 2012년 9월 일본증시 역시 급격한 투자심리 위축으로 단기 가격조정이 불가피했었다"라며 "하지만 그 충격은 중국향 이익 노출도가 높았던 업종군에만 국한돼 일시적으로 나타났으며 증시전반에 미치는 영향력 또한 제한적이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