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다임의 대전환기를 맞아 새 생각, 새 정신으로 무장하고, 새 시대에 걸맞은 리더십을 실천해 나가야 한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난 1월 신년사에서 밝힌 대로 한화는 패러다임 전환기에 태양광, 방산, 화학 등 핵심 사업의 글로벌 1등 전략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성과가 부진한 사업은 내실을 다지는 데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또 그룹의 미래를 짊어질 신성장 사업 발굴·투자와 불확실성에 대비한 리스크(위기) 관리에도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태양광 사업을 담당하는 한화큐셀은 작년 말 기준 5.7GW의 셀과 모듈 생산량을 보유하고 있다. 셀 생산 규모는 세계 1위로 글로벌 태양광 시장을 확고하게 지배하고 있다. 생산 능력뿐만 아니라 기술력에서도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2011년 자체 '퀀텀기술'로 다결정 셀 효율 세계 1위 기록을 보유한 데 이어 2015년에는 다결정 모듈 효율 세계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화큐셀은 2016년 3월 독일의 태양광 리서치 업체인 'EuPD'로부터 EU(유럽연합), 미국, 호주 최고 브랜드로 선정됐다. 특히 EU의 경우 3년 연속 최우수 모듈 브랜드로 꼽혔다. 한화큐셀은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2015년 1분기까지 지속된 글로벌 태양광 시장의 불황을 극복하고, 2015년 2분기부터 흑자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한화그룹은 최근 2년 사이 한화테크윈(옛 삼성테크윈), 한화시스템(옛 삼성탈레스), 한화디펜스(옛 두산DST) 등을 인수하면서 국내 1위를 넘어 글로벌 일류 방산기업과 어깨를 견줄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해가고 있다. 기존 탄약·정밀유도무기 중심에서 자주포, 장갑차, 항공기·함정용 엔진과 레이더 등 방산전자 부문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해 '글로벌 종합 방산기업'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한화의 방산 부문은 지난해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L-SAM), 대탄도탄용 유도탄 체계 종합 탐색개발 사업, 한국형 소형무장 헬기(LAH), 공대지 유도탄 체계 종합 개발 사업을 잇달아 수주하는 성과를 거뒀다. 한화테크윈은 T-50(초음속 고등훈련기)과 FA-5(경공격기)에 장착되는 'F-404 엔진', 한국형 수리온 헬기에 장착되는 'KUH 엔진' 등 다양한 가스터빈 엔진을 개발해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세계 최고의 성능을 자랑하는 K9 자주포 차체를 폴란드에 수출하기로 했다. 한화테크윈은 폴란드 이외에도 노르웨이, 핀란드 등에도 K9 자주포 수출을 추진 중이며, 북유럽과 동유럽 등 유럽 시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한화테크윈은 작년 11월 제너럴일렉트릭(GE), P&W 등 세계적인 항공 엔진에 들어갈 부품 공급 전용 생산 라인도 구축했다. 특히 에어버스와 보잉 항공기에 탑재될 GE의 차세대 항공엔진인 '리프(LEAP) 엔진'에 들어가는 부품 중 18가지 부품을 한화테크윈이 생산하게 된다. 2025년까지 4억3000만달러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국내 최대 CCTV(영상감시 장비) 기업이기도 한 한화테크윈은 2018년 세계 CCTV 시장 1위에 도전한다. CCTV 핵심 기술인 렌즈와 시스템온칩(SoC)을 강화하고, 지능형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한화테크윈은 이 분야에서 연간 6500억원 이상 매출을 거두고 이 중 70% 이상을 수출하고 있다.
화학 분야의 한화케미칼은 작년 말 열과 압력에 강한 고부가가치 CPVC(염소화 폴리염화비닐) 국산화를 위해 내놓은 공법이 신기술 인증을 받아 처음으로 국산화에 성공했다. 고부가가치 CPVC는 기존 PVC에 염소 함량을 높여 열과 압력, 부식에 견디는 성질이 우수해 소방용, 산업용 특수 배관 등에 사용된다. 그동안 미국의 루브리졸(Lubrizol), 일본의 세키스이(Sekisui), 가네카(Kaneka) 등 소수 업체만 생산해 전량을 수입에 의존해온 실정이었다.
작년 시장 규모는 약 6300억원으로 매년 10% 이상 성장하고 있다. 한화케미칼이 처음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케미칼은 오는 3월 상업 생산을 목표로 울산 제2공장에 연산 3만t 규모의 CPVC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중국 닝보 PVC 공장에도 이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