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예년보다 한 달 일찍 TV 신제품 라인업을 공개하며 프리미엄 TV 시장 기선 제압에 나섰다. 경쟁사인 삼성전자는 다음 달 중순 QLED TV 신제품을 포함한 신규 라인업을 공개할 예정이다.

LG전자는 23일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 서초R&D(연구·개발) 캠퍼스에서 '2017 TV 신제품 발표회'를 열고, 올해 프리미엄급 올레드(OLED·유기 발광 다이오드) TV 모델 10가지 등 총 40여 종을 새로 출시한다고 밝혔다. TV 담당인 권봉석 LG전자 TV사업본부장(부사장)은 이날 "지난해 TV 전체 매출에서 10% 정도였던 올레드 TV 판매 비중을 올해는 15%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올레드는 백라이트 없이 화소 하나하나가 빛을 내는 방식이다. 높은 색재현율과 넓은 시야각, 완벽한 블랙(검정) 표현 등이 가능하다.

두께 3.85㎜ 벽지 같은 TV

LG전자의 대표 제품은 두께가 3.85㎜에 불과한 'LG 시그니처 올레드TV W'다. 지난해 제품보다 2㎜ 이상 얇아졌다. 무게 7.5㎏인 화면은 '월페이퍼(벽지)'라는 별명처럼 자석으로 벽에 붙는다. 벽에 걸면 마치 유리창을 통해 바깥세상을 보는 듯한 느낌도 준다.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정보 기술) 전시회 CES에서 최고 제품상을 받을 정도로 기술력도 검증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LG전자는 월페이퍼 디자인을 완성하기 위해 화면을 제외한 모든 부품과 스피커를 분리했다. 출하 가격은 65인치 기준 1400만원으로 경차 모닝 가격과 비슷하다. 벽지 형태로 바뀌면서 지난해 최상위였던 G시리즈보다 200만원이 올랐다.

23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LG전자 서초R&D캠퍼스에서 열린'2017 TV 신제품 발표회'에서 권봉석(왼쪽에서 둘째) 부사장과 최상규(오른쪽에서 둘째) 사장이 모델들과'LG 시그니처 올레드 TV'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두께가 3.85㎜에 불과해 벽지처럼 벽에 붙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권봉석 부사장은 "올해는 소니, 파나소닉 등 11사가 새 제품을 내놓으면서 올레드 TV 시장이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며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차원이 다른 프리미엄 TV로 인정받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LG전자는 올레드 TV를 내세워 프리미엄 시장에서 역전에 성공했다. LG전자는 대당 2500달러(약 280만원) 이상의 프리미엄급 시장에서 2015년 2위(21.3%)였지만, 지난해에는 시장점유율 40.8%로 급증하며 삼성과 소니를 20%대 초반으로 밀어냈다. LG전자 관계자는 "프리미엄급 TV가 전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 미만이지만, 다른 제품의 가격과 판매량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가장 중요한 시장"이라며 "W시리즈가 앞으로 시장을 주도하면서 TV 전체 매출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올레드와 나노셀, 듀얼 프리미엄 전략

LG전자는 55인치 올레드 TV 최저가 모델을 369만원까지 내렸다. 지난해에는 420만원이 가장 낮은 모델이었다. 패널 공급처인 LG디스플레이의 생산 효율이 좋아지면서 가격 인하 여력이 생겼다.

올레드 TV 바로 아래 가격대에는 나노셀 TV라는 LCD(액정 표시 장치) TV가 공략한다. 1나노미터(㎚) 크기의 미세 분자 구조를 활용한 나노셀 기술로 색 정확도를 높인 제품이다. 가격은 55인치 240만~360만원, 65인치 450만~ 650만원이다. 65인치는 올레드 최저가와 나노셀 최고가의 차이가 90만원, 55인치는 9만원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권봉석 부사장은 "LG전자의 기술력이 독보적인 올레드 TV와는 달리 LCD TV는 회사 간 기술 격차가 크지 않다"며 "LCD TV에선 다양한 측면에서 기술 우위를 보여주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