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스타들의 부활’.

식음료업계에서 단종됐던 제품들을 재출시하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소비자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추억 속 식품들은 자발적인 입소문을 타고 브랜드 호감도와 충성도를 올리는데 한몫하고 있다.

2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2015년 단종됐던 ‘마켓오 리얼초콜릿’을 지난달 새롭게 선보였다. 마켓오 리얼초콜릿은 2010년 첫 출시됐으나 2015년 판매 부진으로 생산이 중단됐던 제품이다.

오리온은 지난 2003년 시장 조사 차원에서 선보였던 ‘포카칩 알싸한 김맛’도 재출시했다. 이 제품은 2003년 잠시 나타났다 사라졌지만, 온라인상에서 제품 재출시를 요구하는 소비자의 목소리가 꾸준히 이어져왔다. 이 제품은 출시 6주 만에 누적판매량 200만개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농심의 ‘보글보글 부대찌개면’ 역시 소비자 요청으로 재출시된 제품이다. 2011년 국내 판매가 중단된 ‘보글보글 찌개면’을 새롭게 단장해 재출시 한 보글보글 부대찌개면은 지난해 출시 50일 만에 매출 1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미국시장에도 진출했다.

농심의 ‘보글보글 부대찌개면’(왼쪽)과 오리온 ‘포카칩 알싸한 김맛’.

동서식품은 소비자들의 요청으로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오레오 오즈’를 생산하고 있다. 오레오 오즈는 1998년 미국 식품회사 ‘크래프트 푸드’와 시리얼 회사 ‘포스트 푸드’가 손잡고 만들었지만 이후 두 회사가 결별하며 2007년 제품 생산이 중단됐다.

하지만 양사의 한국 내 제품 생산 권리를 갖고 있는 동서식품은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춰 오레오 오즈를 재출시했다. 그 결과 한국을 방문하는 미국인들의 필수 구매품목으로 자리잡을 만큼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는 품귀 현상이 일어나기도 했다.

중견 주류업체 보해양조는 지난달 저도주 열풍에 판매가 중단됐던 23도짜리 소주 ‘보해골드’를 다시 시장에 내놨다. 2007년 판매 중단된 보해골드는 고도주에 대한 소비자의 지속적인 재판매 요청으로 10년 만에 재출시가 결정됐다.

한국유통학회 관계자는 “최근에는 SNS 등을 통해 마니아층끼리 단종된 제품을 재출시해 달라는 요구가 이어지기도 한다”며 “과거 제품에 향수를 지닌 소비자들을 만족시키면서, 새로운 고객 창출에도 용이해 연구개발비용이 부담스러운 식품업체들에 단종 제품의 재출시가 안정적인 선택지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