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해외 ‘현장경영’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이 부회장은 출국금지 조치를 당한 지난해 11월부터 국내에 발이 묶인 상태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피아트크라이슬러의 지주회사인 엑소르 이사회에 불참한 데 이어 올해 4월 5일 2016 회계연도 재무제표 승인을 위해 열리는 이사회에도 불참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2012년부터 엑소르 사외이사로 활동했으며, 존 엘칸 엑소르 회장과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피아트크라이슬러 최고경영자(CEO) 등 이사회 멤버와 교류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글로벌 IT CEO를 초청한 ‘테크 정상회담’에도 불참했으며, 재판이 장기화될 경우 올해 7월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에서 열리는 ‘앨런앤드코 미디어 콘퍼런스(일명 선밸리 콘퍼런스)’에도 못 갈 것으로 예상된다. 선밸리콘퍼런스는 세계 IT·미디어·정관계 거물이 집결하는 행사다. 이 부회장은 2002년 국내 인사로는 처음 행사에 초청받은 뒤 2011년을 제외하곤 매년 선밸리를 찾았다.

이 부회장은 오는 3월 중국 하이난섬에서 열리는 아시아판 다보스포럼 ‘보아오포럼’에도 갈 수 없게 됐다. 이 부회장은 보아오포럼 이사로서 이 행사를 통해 중국 지도자·기업인과 폭넓게 교류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돼 해외 현장경영에 나서지 못하는 것은 삼성뿐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손해”라며 “사법부가 재판에서 잘잘못을 가리는 것은 물론 신속히 절차를 진행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