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4월 3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그랜드 오픈에 맞춰 TV 등 그룹 이미지 광고를 한다. 롯데가 그룹 차원에서 광고하는 것은 1993년 이후 24년만의 일이다. 특히 롯데그룹 광고가 TV CF로 전파를 타는 것은 50년 기업 역사상 처음이다. 재계는 “신동빈 시대의 화려한 개막을 알리는 행보 아니겠느냐”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롯데월드타워 개장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오랜 염원이 담긴 롯데그룹의 숙원사업이다. 1987년 사업지 선정을 마쳤으나 오랜 기간 표류하다가 2010년에야 착공에 들어갈 수 있었다. 이번 그랜드 오픈은 첫 사업지 선정 이후 30년만이다.

롯데월드타워가 오픈하는 4월 3일은 롯데그룹의 창립 50주년 기념일이기도 하다. 롯데그룹 정책본부 고위 관계자는 “창립 50주년을 맞아 기업의 역사를 돌아보고 새 출발을 알리기 위해 그룹 차원의 이미지 광고를 제작 중”이라며 “1993년 지면에 이미지 광고를 낸 적이 있지만 워낙 오래된 일이라 그룹 내에서도 기억하는 이가 드물다. TV에 그룹 이미지 광고를 내는 것은 창립 이후 처음이다”라고 밝혔다.

롯데월드타워 전경.

롯데는 계열사별로 제품 광고는 꾸준히 제작해 왔으나 그룹 차원의 이미지 광고엔 소극적이었다. 확인 결과 1993년 제작했다는 이미지 광고는 ‘불러들여 버는 외화가 크다’, ‘껌을 함부로 버리지 말자’는 내용의 공익광고 캠페인으로 그룹 차원의 단일 이미지를 내세우는 타사 광고와는 거리가 있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사반세기에 가까운 시간이 지나 그룹 내에도 당시 광고 자료가 남아있지 않다”고 말했다.

롯데그룹 계열 광고회사인 대홍기획이 이번 그룹 이미지 광고 제작을 맡는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대홍기획에서 광고를 제작 중이며, 현재 스토리보드(영상 속 장면의 초안을 그린 문서) 단계”라며 “롯데 50년 역사와 향후 롯데의 비전을 롯데월드타워 전경과 함께 담아낼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 제작 단계이기에 자세한 사항은 대외비”라고 덧붙였다.

이번 광고엔 롯데그룹의 새 경영 비전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각 계열사의 임원인사와 정책본부 축소개편을 포함한 조직개편안이 마무리된 후 새 그룹 비전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현재 ‘아시아 탑 10 글로벌 그룹(Asia Top 10 Global Group)’이라는 그룹 비전을 채택하고 있다.

롯데그룹 측은 2월 초순부터 이번 광고 제작을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광고 제작에 필요한 기간은 3개월에서 4개월가량이지만, 제작 방향성이 명확할 경우 더 짧은 시간에도 가능하다”며 “이번 롯데그룹 이미지 광고의 경우 기업 창립 50주년과 롯데월드타워 그랜드 오픈이라는 명확한 소재가 있기 때문에 제작이 수월할 것”이라고 했다. 해당 광고는 3월 중 촬영과 편집을 마쳐 4월 3일 롯데월드타워 그랜드 오픈과 함께 방영될 예정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오른쪽)이 지난달 21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위치한 롯데 프리미엄 푸드마켓을 방문해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에스디제이(SDJ) 회장 사이 ‘왕자의 난’을 겪으며 검찰 수사 등 홍역을 치렀다. 그러나 새해 들어 검찰과 특검 수사의 표적이 롯데를 빗겨나가며 최근 경영정상화 수순을 밟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달 21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위치한 롯데 프리미엄 푸드마켓을 시찰하는 등 현장 경영에 나서고 있다.

롯데그룹은 월드타워 그랜드오픈을 위해 이미지 광고 제작 외에도 풍성한 행사를 계획 중이다. 대홍기획은 창립 50주년과 롯데월드타워 그랜드 오픈 전야제로 4월 2일 송파구 석촌호수에서 대규모 불꽃놀이를 연다. 정책본부 차원에선 그룹 50주년 사사(社史)를 제작 중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계열사별 사사는 있었지만 그룹차원 사사를 만드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롯데월드타워 그랜드오픈은 ‘신동빈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을 선언하는 순간이 될 것”이라며 “롯데그룹이 이를 축복하기 위해 이미지 광고 제작과 불꽃놀이, 사사 출판 등 성대한 행사를 준비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