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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보다 올해 공모주 시장 더 커질 것...공모금액 기준 2010년 기록한 10조원 전망"
"IT·제약·바이오 주목...전방산업, 성장성, 안정성 3가지 기준으로 공모주 선별"

지난해 공모주 시장은 총 87개 기업이 6조4570억원 규모로 상장하며 양호한 성장세를 보였다. 2015년 기업공개(IPO) 시장을 주도했던 IT하드웨어와 제약·바이오, 화장품 등의 업종이 2016년에도 강세를 나타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사진)은 지난 1일 발표한 'Post-IPO 유망주 6選(선)'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공모주 시장에서 IT, 제약·바이오가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화장품 업종은 중국 변수가 있기 때문에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공모자금 규모로는 지난해보다 늘어난 10조원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또 박 연구원은 전방산업, 성장성, 안정성이라는 3가지 기준을 통해 지난해 상장했던 기업들 중 6개 기업을 유망주로 꼽았다. 주로 업황이 개선되면서 개별 기업으로 따졌을 때도 큰 변동성 없이 지속적으로 커 나갈 가능성이 높은 종목들이다. 마찬가지로 올해 상장이 예정된 기업들도 같은 기준으로 평가해서 따져보면 된다고 조언했다.

지난 13일 유진투자증권에서 박 연구원을 만나 공모주 시장에 대한 지난해 분석과 올해 전망을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올해 공모주 시장의 규모를 어느정도로 예상하는가.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금액 기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공모금액이 큰 대형 기업들의 상장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2016년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총 87개 기업이 공모금 6조4570억원 규모로 상장했다. 2015년(128개)을 제외한 지난 3년(2012~2014년)과 비교해서 더 많은 기업들이 상장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늘어난 약 10조원 수준으로 추정한다. 10조원 대는 2010년 이후 처음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에너지 공기업, 넷마블게임즈, 그리고 코스닥시장에서도 셀트리온헬스케어 등 공모금액이 큰 기업들의 상장이 예상된다. 지난해 상장이 연기된 호텔롯데까지 재상장을 추진할 경우 역대 최대 공모금액인 약 13조원을 공모할 것으로 기대된다.”

-규모가 커진다는 게 국내 증시에 무슨 의미를 갖는지.

“그만큼 기업들에게 기회를 주고 증시에는 활력을 불어 넣는 역할을 한다. 공모 과정을 통해 모인 자금은 기업들에게 새로운 사업 기회를 준다. 해당 기업과 속해있는 산업, 더 나아가 경제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면서 주식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기 때문에 공모주 시장 규모가 커지는 것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호텔롯데가 상장한다면 국내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호텔롯데로 공모자금이 몰리면 다른 상장예비기업들에게 불리하지 않을까.

“짧은 기간 동안에는 전체 공모액의 한계 때문에 호텔롯데 상장 시점과 가깝지 않도록 피하려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일시적인 변수지 영향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 본다.

시장은 공모시장과 유통시장으로 나뉘어 있다. 공모시장에서 투자가 이뤄지고 기업이 상장을 하면 투자금은 유통시장으로 넘어간다. 그렇게 되면 유통시장을 거쳐 다시 공모시장으로 돌아올 여력이 생기기 때문에 대형주의 상장은 중장기적으로 다른 공모주들에게 영향을 안 미친다.

다만 유통시장에서는 호텔롯데와 같은 큰 기업이 들어오며 자금이 쏠릴 수 있다. 예를 들어 시가총액 상위 10위 안에 드는 기업이 증시에 들어오면 기관이나 외국인 등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에 실을 수 밖에 없게 된다.”

-리포트에서 지난해 공모주시장에서 IT하드웨어, 바이오, 제약, 화장품 업종이 강세를 나타냈다고 했다. 올해는 주로 어떤 업종이 강세를 보일까.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IT, 바이오, 제약, 화장품 등이 주류일 것이라고 예상한다. 다만 화장품 업체는 변수가 있다고 본다.

화장품이 2015년 성적이 좋았고 지난해에도 상장을 많이했다. 그러나 2016년은 막상 중국이라는 변수가 부정적으로 작용하며 상황이 좋지 않았다. 화장품의 주 고객을 중국에서 다양화시킬 필요가 있다. 동시에 정치적으로 중국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영향이 해소된다면 다시 강세를 띌 것이라 전망한다.

IT업종은 반도체 업황이 좋기 때문에 수혜가 예상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지난해부터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그에 따라 국내 장비업체나 부품 소재 업체들도 수혜를 입게 된다. 제약·바이오 등 헬스케어도 꾸준히 부각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해외 기업의 국내 상장이 확대될까.

“지난해에 총 9개 해외기업이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했다. 특히 중국기업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전체 9개 기업 중 6개 기업이 중국 기업이었다.

올해도 중국기업을 중심으로 국내 증시 상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금융투자와 유안타증권이 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유진투자증권도 지난해 오가닉티코스메틱의 상장에 이어 중국의 소시지 판매기업 윙입푸드 상장을 진행하기 위해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직 국내 투자자들에게 있어 중국 기업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는 것 같다.

“과거 국내에서 상장한 중국 1세대 기업들이 잘못한 부분들 때문에 부정적인 시각이 있다. 때문에 심리적인 디스카운트로 인해 국내에 들어올 때 저평가 받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예전과 달리 많은 부분들이 개선됐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중국 내부적으로도 계속 문제가 돼와서 자체적인 정화가 이뤄졌다. 예를 들어 대주주의 보호예수 기간을 더 늘리고, 회계도 크로스체크를 통해 검토하고 공시하도록 했다.

국내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성장성에 한계가 있다. 하지만 중국 기업처럼 외국 기업을 유치한다면 증권거래시장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외국 기업들이 국내 증시에 상장하는 건 긍정적이라고 본다.”

-국내 증시의 또 다른 변화로 올해부터 테슬라 제도 등 상장하는 데 진입장벽이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국내 증시에 상장하기 위한 주요 요건들이 보수적이었기 때문에 상장 후 성장성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정부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선별해서 획일적인 평가에서 벗어나 미국의 테슬라와 같은 기업을 발굴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다만 상장주관사가 기업의 성장성과 기술력 등을 평가해야 하고 환매청구권(풋백옵션)에 대한 부담감으로 여전히 상장이 어렵다는 평가가 있다. 하지만 국내 주관사들과 주관부처의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문제를 보완해 나간다면, 앞으로 국내 증시에 성장성 높은 기업의 상장도 기대할 수 있다.”

-성장성이 높은 기업 중 적자기업들도 포함돼 있다. 실적이 안정적으로 나오는 기업이 아닌데. 투자에 있어서 위험하지 않을까.

“일반투자자들에게 보수적으로 접근할 것을 권한다. 적자기업들은 현재 보유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래에 기대되는 실적을 통해 평가된다. 물론 목표 달성 확률이 높기 때문에 적자기업을 상장시키는 것이지만 환경이 어떻게 바뀔 지 모르기 때문에 위험성이 있다.

또 일반 투자자들은 이 회사가 가지고 있는 기술력이 어떤 산업과 연계돼서 매출과 이익을 얼마나 낼 지 따지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런 부분은 심도 있는 분석 자료나 관련업계 사람들과 얘기하며 깊이 있게 알아봐야 한다. 조심스럽게 투자해야 한다.”

-리포트에서 지난해 공모주 유망주 6개를 꼽았다. 선정 기준이 전방산업, 성장성, 안정성이라고 언급됐다. 각 기준이 각각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가.

“전방산업은 업황을 따져본 기준이다. 각각의 기업마다 속해있는 업종이 다르기 때문에 구분을 해봤다. 업황 전망이 좋을수록 별을 많이 줬고, 그렇지 않을 경우 별의 개수가 줄어들었다.

성장성은 상장하는 기업이 새롭게 사업을 하거나 생산량을 늘리는 과정을 통해 앞으로 얼마나 클 것인지 평가한 항목이다. 매출 기준으로 20~30%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 별 3개, 10%대는 별 2개를 줬다. 지난 수준을 유지하면 1개를 줬다.

안정성은 해당 회사의 사업구조가 변동성이 큰지 작은지에 따라 나눴다. 예를 들어 장비업체처럼 업황에 따라 수주가 들쑥날쑥하면 별 3개를 받기 힘들다. 경쟁사가 적어 진입장벽이 높고, 기술 경쟁력이 있으면 3개를 줬다.”

-올해 유망주는 있는가.

“올해도 마찬가지 기준으로 선별해서 보면 된다. 그런데 올해 상장 예정 기업들은 아직 재무제표도 확인이 안됐고, 상장 후 전략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아서 평가하기 어렵다.

다만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해 6월 정부가 에너지 공기업 8개사의 상장 추진을 발표한 이후 우선적으로 상장이 예정된 남동발전과 동서발전의 투자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앞서 기준으로 따졌을 때 성장성 면에서는 다소 떨어진다. 하지만 기간산업이기 때문에 쉽게 꺾이거나 축소될 가능성이 낮아 리스크가 적고 안정적이다.

또 코스닥 시장에서는 조 단위를 넘어서는 셀트리온헬스케어, CJ E&M의 계열사 스튜디어드래곤, 헬스케어 업체 티슈진, 화장품업체 엘앤피코스메틱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