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8도의 추운 겨울 한파 속에서 에어컨 시장이 때아닌 성수기를 맞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가전업체들이 지난 1월부터 신형 에어컨의 예약판매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는 봄,여름 일시에 몰리는 에어컨 수요를 분산시키고 안정적인 물량 확보를 위한 제조사들의 마케팅 전략의 일환이다. 매년 1~2월에는 연간 에어컨 판매량의 약 20~25%이 판매되고 있다.

LG전자 휘센 듀얼 에어컨의 모습

15일 전자유통업체인 전자랜드에 따르면, 올해 1월 에어컨의 판매량이 작년 1월에 비해 71%나 증가했다. 전자랜드 한 관계자 “작년 여름 폭염에 에어컨을 구매하지 못한 고객들이 올해도 날씨가 더울 것으로 예상하고 미리 구매하면서 한겨울 에어컨 판매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 삼성·LG·대유, 한겨울 에어컨 전쟁…바람vs인공지능vs온도

삼성전자는 지난달 25일 바람에 냉기를 실어 내보내는 대신 약 2만1000개의 미세한 ‘마이크로 홀’을 통해 냉기를 발산하는 ‘무풍에어컨’ 2017년형 제품을 출시하고 예약 판매에 돌입했다.

삼성전자 벽걸이형 무풍 에어컨의 모습

바람을 직접 쐬는 불쾌감을 없앤 무풍 에어컨은 그야말로 ‘대박’이 났다. 에어컨은 찬바람을 싫어하는 사용자, 코건조로 고생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출시 200일만에 20만대가 팔렸다.

삼성전자는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소비자가전쇼(CES)에서 공개한 벽걸이 무풍에어컨의 예약 판매도 시작했다. 거실 뿐만 아니라 침실 같은 개별공간에서도 무풍 냉방의 쾌적함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반영한 것이다. 벽걸이형 신제품은 한국 이외에도 유럽, 미국, 동남아 등 세계 각지에 출시될 예정이다.

LG전자의 휘센 듀얼 에어컨은 인공지능(AI) 기술로 차별화를 꾀했다. 휘센 듀얼 에어컨은 LG전자가 독자 개발한 딥러닝 기술 ‘딥 씽큐’를 기반한 ‘스마트케어’ 기능을 적용했다. 이 제품에는 카메라 모듈이 장착돼, 사용자의 조작없이도 기기 스스로 냉방 공간, 냉방 모드, 공기 청정 가동 시점 등을 알아서 결정하고 동작한다.

휘센 듀얼 에어컨은 최근 2주간 촬영한 실내 모습을 50만장의 자체 데이터베이스와 비교·분석하는 방식으로 사람이 현재 있는 공간을 정확하게 찾아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새로운 장소에 설치된 후 약 1주일이 지나면, 기능 작동에 필요한 실내 공간 정보를 확보해 자동 제어한다.

LG전자 휘센 듀얼 에어컨에 장착된 카메라의 모습

또 지난해 처음 선보였던 ‘스마트 듀얼 냉방’ 기능을 통해 인체 감지 카메라로 사람의 수와 위치 등을 확인, 두 개의 냉기 토출구에서 나오는 바람의 세기와 방향을 자동으로 설정해 맞춤형 바람을 내보낼 수 있다.

중소형 가전제조사인 대유위니아도 2017년형 ‘위니아 에어컨’을 선보이며 다음달 31일까지 예약판매를 진행하고 있따. 위니아 에어컨은 국내 최초로 바람 온도 조절 기능을 더했다. 이 기능은 10도대 최강냉방, 14도대 강냉방, 16도대 중냉방, 18대도의 약냉방 등 4단계로 구성됐다.

차가운 바람을 원하는 사람부터 온도에 예민하고 찬 바람을 싫어하는 사람까지 사용자가 원하는 바람을 직접 설정할 수 있다. 이는 원하는 바람온도 선택에 따라 전기료를 최대 84%까지 절감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초절전 인버터 냉방 기술을 적용해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을 달성한 것은 물론, 바람이 분출되는 2,3개의 토출구를 사용자의 선택에 따라 개별 작동할 수 있도록 해 전기료 부담도 줄였다.

바람온도 조절이 가능한 위니아 에어컨의 모습

◆ 에어컨 “미리 사야 혜택 좋아”

전문가들은 제조사들의 예약판매와 판촉활동 시기를 놓고 봤을 때 여름철 보다는 1~3월에 에어컨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이 기간 제조사들의 마케팅 비용이 집중적으로 사용되면서 할인 또는 사은품 제공 등 소비자 혜택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에어컨의 경우 수요가 몰리는 여름에 구입하면 재고가 부족해 배송이 늦어지고 설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불편을 겪기 때문에 미리 구입하면 원하는 날짜에 설치할 수 있다는 것도 예약판매의 장점이다.

2월 28일까지 예약판매를 실시하는 삼성전자는 무풍에어컨 스탠드형과 벽걸이형 제품을 함께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20만원 상당의 삼성전자 멤버십 포인트를 제공한다. 이 포인트는 삼성전자 디지털프라자, 온라인 스토어 등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LG전자는 오는 4월 3일까지 예약판매를 전국 LG베스트샵 매장에서 실시하며, 구매 고객에게 최대 70만원의 캐시백을 제공할 방침이다.

대유위니아는 ‘위니아 에어컨 2017 미리구매 빅(BIG) 페스티벌’을 진행한다. 웨이브 라인과 벽걸이형 에어컨 구매 고객들을 대상으로 최대 40만원 상당의 상품권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전자랜드는 에어컨을 구입하는 소비자 가운데 삼성제휴카드, 롯데제휴카드, 신한카드로 결제할 경우 10만원 캐시백을 증정하는 판촉행사를 진행한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에어컨 가구 보급률은 70%에 이르지만, 에어컨 수요 절반 이상이 교체 수요라 판매가 계속 늘고 있다”며 “7~8월 본격적인 여름 시기의 무더위에 따라 에어컨의 판매량이 달라질 수 있으며, 현재까지 상황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