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씨티은행이 계좌유지 수수료를 도입한데 이어 KB국민은행도 창구 거래시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민은행이 창구거래 수수료를 도입할 경우 전 은행권에 제도가 확산될 전망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14일 "창구거래 수수료 도입의 영향을 분석하고 도입을 검토하는 단계"라며 "도입 시기나 범위, 대상 등은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이 검토 중인 창구거래 수수료는 고객이 창구를 방문해 입출금 등의 거래를 하면 수수료를 부과하는 제도다. 입출금 등 단순거래를 은행원을 통해 처리할 경우 수수료를 물리겠다는 취지다. 국민은행은 금융감독당국에 제도 도입이 가능한지 여부를 질의를 한 상태다. 신설 수수료는 금융감독원의 상품심사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 시행될지는 미지수다.
금융당국은 거래 수수료에 신중한 입장이지만, 제도 도입에 따른 효과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씨티은행은 다음달 8일부터 새로 수시입출금식 계좌를 만드는 고객에게 계좌유지 수수료 월 5000원을 부과하기로 했는데, 금융당국도 제도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수수료는 은행이 자율적으로 산정해야 한다는 것이 금융위의 공식 입장"이라면서도 "다만 창구거래 수수료를 도입할 경우 비용 절감 및 비대면 거래 활성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많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국내 은행의 수수료가 선진국에 비해 지나치게 낮다고 보고 있다. 송금 수수료의 경우 국내 은행은 창구 거래시 500~3000원 수준이지만 미국은 35달러(약 4만1320원), 영국은 25파운드(약 3만6690원)를 부과한다. 온라인뱅킹 송금 수수료 역시 국내는 600원 정도의 소액으로 미국(17.5~25달러)과 영국(25파운드)에 비해 크게 낮다. 이들 국가는 국내 대부분의 은행에서는 부과하지 않는 계좌유지수수료도 적용하고 있다.
다만 개인 고객 수가 가장 많은 국민은행이 창구거래 수수료를 부과할 경우 고객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점이 최대 걸림돌이다. 특히 온라인 거래에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의 경우 지점이 많아 국민은행을 주거래은행으로 택한 경우도 많다.
금감원의 입장도 변수다. 앞서 씨티은행도 지난해 초 창구거래 수수료를 만들어 부과하려다 금감원에 제동이 걸렸다. 금감원은 당시 영업시간 내 창구 이용시 별도 수수료를 받는 것은 무리라는 결론을 내렸다. 씨티은행이 계좌유지 수수료 도입 방침을 정하고 금감원으로부터 약관심사를 통과하기까지 4개월이 걸리기도 했다.
이에 국민은행이 창구거래 수수료를 도입하더라도 그 폭과 대상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씨티은행의 계좌유지 수수료가 큰 저항없이 도입되는 것으로 판단하고 국민은행을 통해 창구거래 수수료에 대해 여론을 알아보는 것 같다"며 "반발이 심하면 제도 도입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