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는 지난달 '어코드(Accord) 하이브리드'를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혼다의 중형 세단 '어코드'에 하이브리드 엔진을 얹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란 엔진과 전기모터를 함께 장착해 연비를 높이고 유해가스를 적게 배출하는 차를 말한다. 일정거리를 전기모터로만 달리고 방전되면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처럼 엔진을 사용한다.
어코드는 1976년 처음 출시된 후 40년 동안 전 세계에서 2121만대 이상 판매된 혼다의 베스트셀링카로 국내에서도 2004년 첫 출시 후 작년까지 3만2000여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국내에서 수입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2015~2016년 빠르게 증가했다. 2015년 9786대에서 2016년 1만6259대로 66.15% 늘었다. 그중 대부분은 렉서스와 도요타였다. 2015년 렉서스의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량은 6500대, 도요타 하이브리드의 경우 2539대였다. 2016년에는 각각 9425대, 5721대였다. 도요타의 두 브랜드로 양분된 수입 하이브리드차 시장에 혼다가 도전장을 낸 것이다. 사전 예약기간 20일 동안에만 600대가 판매됐다.
지난 8일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후 6시까지 어코드 하이브리드 차량을 빌려 강남~여의도~광화문 출퇴근 구간과 남산 소월길 등 서울 이곳 저곳 약 90km를 시승했다.
◆ '워즈오토'가 선정한 '2017 베스트 10대 엔진' 탑재
하이브리드 차량은 연비가 높고 정숙하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가솔린차에 비해 힘이 약해 운전하는 재미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주행 성능을 높여 이런 문제점을 해소하는데 한발 더 다가갔다.
주행 모드는 EV(전기차) 모드, 하이브리드 모드, 스포츠 드라이빙 모드 세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어떤 주행 모드를 선택하든 '잘 나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이브리드차지만 가솔린차 만큼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스포츠 모드를 선택하면 오르막길을 좀 더 수월하게 올라갔다. 하지만 굳이 스포츠 모드를 선택하지 않아도 충분했다.
어코드 하이브리드에는 하나의 엔진과 두 개의 전기 모터로 구성된 'i-MMD(intelligent Multi Mode Drive)'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탑재됐다. 어코드 하이브리드에 장착된 2.0L 앳킨슨 사이클 DOHC i-VTEC 엔진은 미국 자동차전문매체 '워즈오토'의 '2017 베스트 10대 엔진'에 꼽혔다.
두 개의 모터 중 하나는 발전용이며 다른 하나는 주행용이다. EV모드로 주행할 때는 주행용 모터만 사용한다. 하이브리드 모드일 때는 엔진과 주행용 모터를 혼용해 쓰며, 급가속시에는 엔진만 사용한다.
브레이크를 밟으면 배터리가 충전된다. 일정 속도로 달리다가 속도를 줄일 때 남는 에너지는 배터리를 충전하는데 쓰인다. 가속하면 배터리 충전 정도가 줄어들고 급가속시에는 더 빠르게 떨어진다. 특히 EV모드일 때 배터리 충전 상태가 너무 낮으면 EV모드가 자동으로 해제돼 하이브리드 모드로 바뀐다.
혼다 코리아 관계자는 "혼다의 기존 하이브리드 차량에는 엔진 하나, 모터 하나가 장착됐고 엔진을 주로 사용하고 모터는 엔진구동을 돕는 정도로만 쓰였다"며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모터를 주로 사용하고 엔진 사용을 최소화해 연비, 출력 등 효율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 연비, 정숙함, 주행 성능 갖췄다...단일 트림, 가격은 다소 높아
어코드 하이브리드의 복합 연비는 리터 당 19.3km다. 실제 주행해 보니 계기판에는 리터 당 16.9km에서 18.1km 사이의 숫자가 찍혔다. 경쟁차종인 캠리 하이브리드의 공인연비는 16.4km,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경우 17.7km다.
시동을 걸었을 때는 물론 주행시에도 소음이나 진동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스포츠 모드로 변환하거나 급 가속시, 오르막을 빠르게 올라갈 때 소음이 약간 커지기는 했지만 미세한 정도였다. EV 모드로 저속 주행할 때는 소음이 더 작아진다. 어코드 하이브리드에 탑재된 차량접근경보시스템을 활성화하면 EV모드로 시속 25km이하로 주행시 경고음을 울려 주변 보행자가 차량이 지나가는 것을 인식할 수 있도록 했다.
오르막길, 내리막길은 남산 소월로와 관악산 언저리의 서울대학교 교내에서 주행했다. 서울대 교내는 높낮이가 심할 뿐 아니라 과속 방지턱도 여럿 설치돼 있는데 울퉁불퉁한 노면에서도 차체 흔들림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만큼 안정적이었다. 경사로에서 정차했다가 다시 출발할 때 브레이크 페달에서 가속 페달로 발을 옮기는 동안 차량이 밀리지 않는 것도 장점이었다.
센터페시아에는 두 개의 디스플레이가 장착돼 있다. 상단 디스플레이는 차량 주행 정보와 카메라를 통한 사각 지대 및 후방을 확인할 수 있다. 주차시 전후방 장애물 접근 여부도 경고한다. 하단 디스플레이 터치 스크린으로 오디오, 내비게이션 등 다양한 기능을 선택할 수 있다.
판매 가격은 다소 높게 책정됐다. 4320만원 단일 트림으로 보조금 100만원에 세제혜택 최대 270여만원을 받을 수 있다. 경쟁 차종인 캠리 하이브리드는 LE 3610만원, XLE 4040만원으로 선택폭이 더 넓고 저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