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상품을 소개하는 영상을 찍어 소셜 미디어를 통해 홍보하고 판매도 하는 스타트업(창업 초기 기업) '핑핑'도 세대 간 동업 기업이다. 청년 창업가 송희승(31)씨와 사업 경력 25년인 유석호(49)씨가 동업해 지난해 설립했다.

핑핑의 송희승(맨 오른쪽) 대표와 유석호(가운데) 고문이 지난 1일 다이어트 보조제품을 판매하는 고객사의 홍보 영상을 찍기 위해 서울 논현동에 있는 배상승(왼쪽)씨의 사무실을 찾았다.

핑핑의 출발점은 영상 미디어를 공부한 송씨가 2015년 친구 둘과 함께 차린 작은 프로덕션이었다. 외주 영상을 제작하며 근근이 이어가던 사업은 2015년 12월 유씨를 만나면서 새롭게 태어났다. 송씨가 소셜 미디어에 올린 영상을 본 유씨가 메시지를 보낸 게 인연이 됐다. 유씨는 "영상 실력은 최고인데 수익 모델이 부실해서 안타까웠다"고 했다. 이후 두 사람은 주말 아침마다 만나 새로운 사업 모델을 연구했다. 작년 1월 300만원씩 투자해 설립했고 8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동안 중소기업 16곳의 상품을 홍보했고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활용해 소문을 내는 일반인 회원 2000명도 확보했다. 작년 12월엔 1억원 투자도 유치했다. 올봄엔 사무실을 강남으로 이전하고 크라우드펀딩도 받을 계획이다.

두 사람은 역할을 분명히 나누고 책임을 지는 원칙을 세웠다. 고문 유씨는 사업 경력과 인맥을 살려 믿을 수 있는 중소기업을 섭외하고 투자를 받으러 다닌다. 대표 송씨는 유씨가 섭외한 중소기업을 찾아가 인터뷰하고 상품 영상을 만들어 인터넷에 올린다.

"한국에서 청년이 창업으로 성공하려면 수퍼맨이 돼야 합니다. 재무회계에 마케팅, 투자까지 신경 쓰다 보면 회사는 엉망이 되죠. 세대 간 동업이 필요한 이유입니다."(유석호)

유씨는 "열정을 갖고 현장을 다니는 건 젊은 친구들을 따라갈 수가 없다"며 "나이 비슷한 친구랑 했으면 오히려 자기 고집만 세우다 끝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씨는 "청년 창업가들이 정착 과정에서 제일 필요한 게 경험과 네트워크인데 고문님과 동업하면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