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는 "동업(同業)은 하지 말라"는 게 금언(金言)처럼 퍼져 있다. 사회적 신뢰 자본이 일천했을 땐 몰라도, 경제 수준이 선진국 문턱에 있는 현재 상황에선 꼭 맞는 말이라고 보기 어렵다. 무리한 '1인 창업'보다는 위험을 분담하는 동업, 특히 청년층의 패기와 장년층의 자본이 결합하는 세대 간 협업(協業)은 창업의 성공 확률을 높이는 대안이 될 수 있다.

1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박정 의원실(더불어민주당)이 제공한, 중소기업청의 2015년 창업기업 실태 조사에 따르면, 공동 창업(동업)이 1인 창업보다 기업·가게의 자본금과 이익은 더 키우고 부채는 줄일 수 있으며, 고용 효과는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는 2013년에 창업한 전국 189만 사업체 중에서 6000곳을 뽑아 심층 인터뷰한 결과다.

초기 투자금은 동업이 평균 3억5035만원으로 1인 창업(2억4379만원)보다 1억원 이상 많았다. 반면 부채는 동업(2억3364만원)이 1인 창업(2억6920만원)보다 3500만원 이상 적었다.

또 동업(평균 동업자 수 2.9명)을 할 때는 1인당 창업 비용이 1억2081만원으로, 나 홀로 창업(2억4379만원)의 절반 수준이었다. 부채는 동업이 1인당 8056만원으로, '나 홀로 창업'(2억6920만원)의 3분의 1에 못 미쳤다.

영업이익도 4억8320만원 대 4억2111만원으로 동업을 하는 쪽이 15% 더 많았다. 동업은 고용 직원 수가 평균 3.7명인 데 반해, 1인 사업체는 3.2명이었다. 신용한 서원대 석좌교수는 "동업은 더 적은 돈을 들이고 실패해도 충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적인 사업 모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