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과학자들이 허공에서 손짓만으로 스마트폰 화면을 조작하고 주변의 빛을 받아 스스로 충전까지 가능한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자를 개발했다. 심문섭 미국 일리노이대 교수가 주도한 국제공동연구진은 10일 "TV나 스마트폰에 쓰이는 LED(발광다이오드)에 양자점(퀀텀닷) 나노막대를 붙여 빛을 내는 동시에 센서처럼 빛을 감지할 수 있는 소자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새 LED 소자로 디스플레이를 만들면 손을 대지 않고도 허공에서 화면을 조작할 수 있다. LED가 손짓에 따라 빛이 반사되거나 차단돼 빛의 세기가 달라지는 것을 감지하기 때문이다. 화면에 레이저포인터로 빛을 쏘아 글씨를 쓰는 전자 칠판도 가능하고, 이를 채택한 스마트폰 화면이 주변 빛의 강도에 따라 화면 밝기를 자동 조절할 수도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팀은 빛을 이용한 근거리 무선통신인 라이파이(Li-Fi)의 상용화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천장의 LED 소자가 빛을 보내면 같은 LED 화면을 채택한 스마트폰이 빛의 깜박거리는 패턴을 인식해 통신을 한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10일 자에 주요 논문으로 소개됐다. 대표저자인 심 교수와 제1저자인 펜실베이니아대 오누리 박사,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남수지 박사 등 한국인 9명이 공동저자로 참여했다. 심 교수는 "관련 기술이 향후 5~10년에 상용화될 것"이라며 "지금부터는 빛을 감지하는 효율을 높이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