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의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한 성토대회가 열렸다.

9일 이정미 정의당 의원(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은 게임개발자연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와 함께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게임산업 노동환경 실태와 개선과제'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정미 의원이 토론회에서 발언중인 모습.

이날 이정미 의원은 "한국 게임산업은 세계적 수준이지만 화려함 이면에는 나쁜 노동 현실이 있었다"며 "상상을 초월하는 연장근로로 게임들이 만들어지고 유통돼 업계 종사자들이 각종질환을 호소하고, 돌연사 당하는 경우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특히 업계 1위인 넷마블게임즈(이하 넷마블)에서 돌연사가 발생했다면 게임산업 전반이 위험하다는 뜻"이라며 "8일 넷마블측에서 야간·주말 근무 금지하고 탄력적 근무시간을 적용한다고 했지만 노동자들 사이에서는 '집가서 일하라는 거냐'는 말이 터져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총 노동시간을 줄이는 근본적 대책없이 근무시간을 줄이는 것은 눈가리고 아웅식의 대응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넷마블은 오는 13일부터 ▲야근 및 주말근무 금지 ▲탄력근무제도 도입 ▲퇴근 후 메신저 업무지시 금지 ▲종합병원 건강검진 전 직원 확대시행 등을 담은 일하는 문화 개선안을 실시한다고 지난 8일 밝힌 바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최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직업환경의학전문의가 게임개발자연대가 실시한 '2016년 게임산업종사자의 노동환경 실태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해당 조사는 넷마블 재직자 70여명과 퇴직자 260여명을 포함한 게임업 종사자 300여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한 것이다.

설문 결과를 보면 월평균 휴일근무는 절반이상이 '일상적으로 하지 않는다'고 답했지만 '토·일 중 한번은 꼬박꼬박 나간다'는 비율이 13%로 조사됐다. 또 월 노동시간을 계산해본 결과 게임개발자연대측 설문조사는 월평균 205.7시간, 넷마블 설문조사에서는 257.8시간으로 조사됐다. 게임개발자들은 사무직 근로자보다 월평균 30시간 더 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넷마블 분위기가 많이 일하는걸 장려하냐'는 질문에는 넷마블 퇴직자의 90%, 재직자 60%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회사에서 야근을 하지 말라고 해도 오래 일할 수 밖에 없다'는 응답비율은 재직자가 더 많았다.

이외에 넷마블 재직자 중 연장 근로수당을 받지 못한다고 답변한 사람은 66%, 휴가와 휴일, 연장근무 수당을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고 답변한 사람은 50%로 조사됐다.

최민 전문의는 "넷마블은 30% 이상이 한번 출근하면 36시간 이상 노동하는 등의 결과를 보여줘 넷마블 노동자 돌연사는 우연이 아님을 짐작케 한다"며 "연속노동시간을 제한하는 등의 법을 만들거나 인센티브를 학실하게 약속하는 해결책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김영선 한국노동시간센터 연구위원은 게임업계 종사자들의 장시간노동 문제의 원인으로 짧아진 개발 주기와 중·소 개발사들이 대형 퍼블리셔의 하청업체화된 현상을 문제로 지적했다.

김 위원은 "게임 시장 흐름이 모바일 플랫폼으로 급변함에 따라 개발 주기가 이전보다 짧아지면서 야근이 잦아져 노동자가 게임 개발사의 '부품'으로 전락했다"며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개발사들이 여러 상품을 개발해놓고 퍼블리셔가 유행에 따라 특정 상품을 출시하는 '상품목록화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도 중소 게임개발사들에게 흥행 실패 위험을 떠안기는 일"이라고 말했다.

서장원 넷마블 경영전략담당 부사장은 "넷마블 전·현직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는 넷마블 재직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누구나 참여 및 답변을 제출할 수 있게 해 정확성과 신뢰성에 오류가 있다"며 "넷마블은 2014년부터 캠페인 등을 통해 여건이 되는 계열사들은 자발적으로 제도 및 업무 환경을 개선해 왔지만 인수한 소규모 개발사의 경우 개선이 미흡한 부분이 많다는 것을 1년여간의 조직문화 진단을 통해 확인했고, 일하는 문화 개선안을 전사에 의무 실시키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