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0대 그룹 오너 일가가 입사 후 5년도 안돼 임원 자리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후반에 입사하면 30대 중반에 기업의 별인 임원이 되는 것이다. 일반 회사원이 임원이 되려면 평균 24년이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오너 일가의 초고속 승진이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8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상위 50대 그룹(2016년 6월 자산 기준) 오너 일가 및 배우자 208명을 조사한 결과, 임원이 되는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4.9년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평균 29.1세에 입사, 33.8세에 임원이 됐고 42.5세에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올랐다.

출처=CEO스코어

오너 일가 중 현장경험을 쌓은 후 임원이 되는 사례가 있는가 하면 입사와 동시에 임원으로 직행하는 사례도 상당했다. 208명 중 9.1%인 19명이 경력이 전무한 상태에서 바로 임원이 됐다.

반면 20년 가까이 회사에서 근무한 뒤 임원이 되는 경우도 있다.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18.3년), 허신구 GS리테일 명예회장(17.2년), 구자엽 LS전선 회장(16.6년), 구자용 LS네트웍스 회장(16년) 등이 대표적이다.

오너 일가 중 가장 어린 나이에 임원이 된 사람은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24세)이며, 가장 늦은 나이에 임원이 된 사람은 의사 출신으로 뒤늦게 경영에 참여한 박용현 두산연강재단 이사장(63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