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중국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가 오는 4월 중국에서 선보이려던 쏘나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PHEV) 출시 시점을 내년 2월로 미루기로 했다. 이 차에 탑재할 예정이던 LG화학 전기차 배터리가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사실상 제외됐기 때문이다.

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베이징현대는 쏘나타PHEV에 장착할 배터리를 LG화학 제품 대신 중국 업체 배터리로 대체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배터리 교체를 위해서는 자동차 설계를 바꾸는 작업이 필요하며 설계 변경에 걸리는 시간을 감안해 출시 시점을 당초 예정보다 10개월 늦춰 내년 2월에 내놓기로 했다.

베이징현대는 세계 최대 규모인 중국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2015년부터 쏘나타PHEV를 중국 기준에 맞게 변경하는 작업을 해 왔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LG화학·삼성SDI 등 한국 배터리 업체에게 모범 기준 인증을 내주지 않으면서 차질이 생겼다. 중국 정부는 인증을 못 받을 경우 어떤 불이익을 줄지 명확히 밝히지는 않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배터리 값의 90%에 달하는 보조금이 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배터리 보조금을 받지 못할 경우 전기차 완성차의 가격 경쟁력도 떨어지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중국 정부가 한국 배터리 업체를 상대로 보복 조치를 하는 과정에서 현대차 경영 전략에도 차질을 빚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