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에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품어라." 최근 유료 방송 업계의 양축인 케이블TV와 인터넷TV(IPTV)가 그동안 스마트폰 중심이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TV 안으로 앞다퉈 가져오고 있다. 국내 최대 케이블TV업체인 CJ헬로비전은 7일 CJ E&M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티빙'을 TV에서 볼 수 있는 미디어 기기를 내놓는다. 위성방송인 KT스카이라이프와 인터넷TV 업체 LG유플러스는 '유튜브' 콘텐츠를 지난해 말부터 TV를 통해 서비스하고 있고, 케이블TV 딜라이브도 세계 최대 유료 동영상 서비스 넷플릭스의 콘텐츠를 TV로 제공하고 있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품은 유료 방송 업계

CJ헬로비전이 7일 출시하는 미디어 기기 '스틱'은 USB 드라이브만 한 크기로 TV수상기에 꽂기만 하면 티빙의 온라인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스틱이 와이파이(무선랜)에 연결돼 인터넷 동영상을 TV 속으로 끌어올 수 있다. 티빙의 153개 실시간 채널 중 140개는 기존 케이블TV에서 볼 수 없던 채널이다. 스틱을 통해 그동안 주로 스마트폰이나 PC로 접하던 동영상 콘텐츠를 거실에서 TV로 시청할 수 있게 한 셈이다.

케이블TV 업체 딜라이브가 지난해 6월 넷플릭스와 손잡고 내놓은 TV 연동 셋톱박스(딜라이브 플러스)는 국내외 동영상 콘텐츠 5000여 개를 제공하고 있다. 1500여 건의 넷플릭스 동영상 콘텐츠에 3500여 건의 국내외 예능·스포츠·교육 동영상 콘텐츠까지 추가했다.

SK브로드밴드·KT·LG유플러스 등 인터넷TV 업체들도 스마트폰 중심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최근 TV와 연동시키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자사의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 '옥수수'의 유료 콘텐츠를 인터넷TV를 통해서도 볼 수 있도록 했다. 드라마 '마녀를 부탁해' 등 SK브로드밴드가 자체 제작한 콘텐츠 10여 편도 TV 시청이 가능하다.

LG유플러스는 '유튜브'의 인기 콘텐츠를 자사의 인터넷TV 채널에 고정 배치했다. 900번대 채널 32개에서 유튜브 동영상이 제공된다. 굳이 인터넷을 검색할 필요 없이 리모컨 조작만으로 TV에서 간편하게 유튜브 동영상을 볼 수 있게 한 것이다.

위성방송인 KT스카이라이프는 스마트폰을 통해 '구글 플레이 무비&TV' 등에서 구매한 영화 콘텐츠와 '유튜브'에 올라온 초고화질 동영상만 따로 모아 TV에서 볼 수 있는 셋톱박스(스카이UHD A+)를 지난해 말 출시했다. KT스카이라이프는 올 상반기 내 각종 국내 동영상 서비스 채널을 추가 탑재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콘텐츠·외연 확대 효과도

가입자와 매출 감소로 위기를 겪는 케이블 TV 업계는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를 TV 속으로 가져오는 방식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겠다는 전략이다. 인터넷에 널려 있는 온라인 동영상 콘텐츠를 TV 속으로 끌어들이면 큰돈을 들이지 않고도 가입자들을 다시 끌어모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동영상 콘텐츠 시청에 있어서도 여전히 모바일보다는 TV의 선호도가 높다는 것도 강점이다. 지난해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조사에 따르면 모바일 세대인 1020세대에서도 "방송 프로그램을 볼 때 화면이 큰 TV가 더 좋다"는 응답이 '스마트폰이 더 좋다'는 응답보다 2배가량 많았다.

인터넷TV를 보유한 통신 3사가 미디어 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것도 맥을 같이하고 있다. 인터넷TV 업계의 주축인 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약속이나 한듯 미디어 산업을 '미래의 먹거리'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SK브로드밴드는 작년 인터넷TV 사업 매출(8440억원)이 2015년보다 33.3% 성장했으며 KT 역시 인터넷TV 가입자가 49만명 늘어나면서 콘텐츠 매출이 2015년보다 15.8% 증가했다. LG유플러스도 미디어 분야를 육성하기 위해 인공지능 서비스를 IPTV에 도입해 서비스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