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004800)이 지난해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1966년 창사 이후 50년만의 일이다. 효성을 이끄는 3세 경영인 조현준 회장 체제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효성은 지난해 매출 11조9291억원, 영업이익 1조163억원을 기록했다고 2일 발표했다. 매출은 2015년보다 5293억원이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661억원이 늘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사상 최대인 8.5%를 달성했다.
◆ 세계 1위 스판덱스·타이어코드·중전기 핵심제품 수익성 증가
효성이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한 것에는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가 한몫했다. 스판덱스가 포함된 섬유부문은 영업이익의 30.7%, 타이어코드가 포함된 산업자재 부문은 영업이익의 21.5%를 차지했다. 중공업과 화학 사업부문은 각각 영업이익의 18.6%와 14.5%를 달성했다.
스판덱스는 신축성 있는 섬유다. 섬유부문 영업이익은 2013년 2700억원, 2015년 4260억원을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도 3116억원을 기록할 만큼 효성의 대표적 효자 사업이다. 스판덱스는 과거 속옷과 스타킹에 사용됐지만, 최근에는 고가 양복이나 아웃도어 등에도 쓰이고 있다. 효성은 세계 스판덱스 시장에서 '크레오라' 브랜드를 앞세워 2010년 이후 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타이어 내구성을 높여주는 타이어코드도 실적 개선을 이끈 품목이다. 세계적인 타이어업계 불황 속에서 고가 타이어 수요가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산업자재 영업이익은 2013년 860억원, 2015년 1470억원을 기록한 후 지난해에는 2186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효성은 영업이익이 늘어나면서 재무구조 개선 효과도 봤다. 이익 실현분으로 7357억원의 차입금을 감축했고, 연결기준 부채비율이 지난 2011년 IFRS(국제회계기준) 도입 이후 최저치인 267.2%를 기록했다.
효성 관계자는 "지난해 타이어코드·차량용 매트 판매 확대, 폴리프로필렌(PP), NF3 등의 수익성 확대, 중공업 부문 실적 개선, 건설 부문 경영 효율 극대화로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이뤘다"며 "전 사업부문이 안정적이고 균형있는 성장을 했다"고 설명했다.
효성은 "올해는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과 북미를 중심으로 타이어 생산량이 늘어날 전망"이라며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에어백용 원단 등 세계 1위 상품의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 조현준 회장, 취임 후 실적 기반 안정적 회사 운영
효성의 꾸준한 실적 개선은 조현준 회장의 리더십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효성 관계자는 "조 회장이 지난해 베트남, 중국, 미주 등 글로벌 주요 시장에 구축한 생산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을 확대하고 차별화된 제품 개발·판매에 주력한 것이 성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조현준 회장은 2007년부터 섬유 사업 부문을 이끌면서 직접 C(China) 프로젝트팀을 구성, 중국 스판덱스 시장을 공략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을 펼쳤다. 그 결과 2010년부터 스판덱스의 점유율을 세계 1위로 끌어올렸다.
조 회장은 2014년부터 적자 사업인 중공업 부문 경영에 참여, 수익성 위주의 선별적 수주활동에 나섰다. 북아프리카·중동·인도 등 신시장 개척, 신사업 확대에 적극 나서면서 흑자전환을 이끌어냈다.
조현준 회장은 오랜 유학생활로 다양한 인맥은 물론 영어, 일어, 이탈리어에 능통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미국 세인트폴스고교를 졸업하고 예일대에서 정치학을, 일본 게이오대 대학원에서 정치학을 공부했다. 일본 미쓰비시상사에서 근무한 경험도 있다. 1997년 효성 경영기획팀 부장으로 입사한 후 2003년 부사장, 2007년 사장을 거쳐 지난해 말 인사에서 회장에 선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