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철강 산업이 중국산 제품 공세로 유럽 철강 산업이 쇠락한 길을 답습할 수 있다는 경고장이 나왔다.

임정성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 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유럽 철강 산업은 2008년 금융 위기와 2011년 재정 위기의 더블펀치를 맞고 큰 타격을 입었다"며 "여기에 중국산 제품이 급증해 산업 몰락의 경고까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14년부터 중국산 제품 등 수입 철강 제품이 급증해 t당 600~700달러 하던 열연 가격이 200달러대까지 하락했다. 이런 공급 과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럽철강협회 볼프강 에더 회장은 "공급 능력을 50% 감축하지 않으면 EU 철강 산업이 몰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노조와 해당국 정부의 강력 반발에 부딪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유럽 철강 시장은 급속히 쇠락하기 시작해 생산은 2007년 대비 79% 수준에 그치는 등 급속한 하락의 길을 걷고 있다.

국내 철강 산업도 지난해 BCG(보스턴컨설팅그룹)가 "920만t이었던 후판 수요는 조선업 불황으로 2020년 700만t으로 감소할 것이다. 과잉생산되는 400만~500만t을 감축하려면 세 공장을 폐쇄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낸 바 있다. 하지만 업계의 반발 등으로 아직 구조조정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임 수석 연구원은 "EU와 비슷한 구조적 문제에 직면한 한국 철강 산업은 EU 철강 산업의 쇠락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며 "특히 세계 철강 제품 수출의 40%를 담당하는 중국·일본·한국이 자율 규제를 위한 신사협정 추진을 검토하는 등 상호 협조하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