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NAVER(035420))가 ‘매출액 4조원’ 시대를 열었다. 지난해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1조원이 넘는 매출액을 기록하며, 사상 최초로 연 매출 4조원을 돌파한 것이다.

네이버의 이 같은 실적 개선은 모바일·쇼핑 검색 광고 등 광고 매출의 증가 덕이다. 네이버의 연간 광고 매출액은 약 3조원에 육박한다. 이는 카카오 광고 매출의 약 6배 규모로 추산된다.

◆ 광고 빨아들인 네이버...연간 광고 매출 3조원 육박

경기 분당 정자동의 네이버 그린팩토리 전경

네이버는 지난해 지난해 연간 매출액이 전년 대비 23.6% 증가한 4조226억원을, 연간 영업이익은 1조1020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1.7% 증가한 1조850억원, 영업이익은 28.9% 증가한 2903억원을 기록했다.

네이버가 연 매출 4조원을 돌파할 수 있었던 것은 역시 광고 사업 덕이었다. 지난해 네이버의 광고 매출액은 전년 대비 27.8% 증가한 2조9670억원이었다. 회사 전체 매출 가운데 약 74%가 광고에서 나온 것이다.

분기별 광고 매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80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4분기 네이버의 광고 매출은 총 8219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75.8%를 차지했다.

네이버는 특히 모바일 광고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적 발표 이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박상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해 4분기 검색 광고 매출액 중 모바일 광고의 비중이 10% 가까이 상승했으며, 디스플레이 광고 매출액 중에서는 모바일 광고 비중이 12%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날 박 CFO는 디스플레이 광고 시장에서 페이스북·구글 등 글로벌 업체들과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플랫폼 고도화와 모바일 최적화 상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4분기 네이버의 디스플레이 광고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외에 지난해 11월 출시한 쇼핑 검색 광고도 ‘효자’ 노릇을 했다. 쇼핑 검색 광고는 네이버 쇼핑에 입점된 상품을 검색 광고 결과물로 노출시켜주는 광고다. 광고비는 사용자의 클릭수에 비례한다.

네이버는 쇼핑 검색 광고의 매출액 등 구체적인 지표는 공개하지 않았으나, 네이버 쇼핑과 결제 서비스인 네이버 페이의 성장 속도로 미뤄볼 때 쇼핑 검색 광고가 올해 중 의미 있는 성과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CFO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네이버 쇼핑에는 약 12만개의 중소 사업자가 입점한 상태다. 이 중 쇼핑 검색 광고를 이용 중인 사업체는 1만개에 불과한 만큼, 향후 쇼핑 검색 광고주로 전환할 수 있는 고객사가 상당히 많다고 박 CFO는 설명했다.

네이버 페이의 거래 금액도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페이의 총 거래규모(GMV)는 1조3000억원에 달하며, 이 중 12월 거래액은 4689억원이었다.

한편, 네이버의 연간 광고 매출액은 2위 업체인 카카오의 약 6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 업계 관계자들은 카카오의 지난해 광고 매출액을 약 5200억원으로 추산한다. 이는 네이버 광고 매출액의 17.5% 수준이다.

◆ 日 자회사 라인 실적, 기대치 못 미쳐

네이버의 광고 매출액이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일본 자회사인 라인(LINE)의 실적은 기대치에 다소 못 미쳤다.

전날 라인은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7.6% 증가한 374억6500만엔(384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부분은 라인 페이, 라인 캐릭터 사업, 라인바이트(아르바이트 구인구직 플랫폼) 등 ‘기타’ 매출이다. 기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2.9% 증가한 40억200만엔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라인 광고 매출액은 130억9800만엔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59% 증가했다.

당초 블룸버그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에 따르면, 라인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393억엔(4032억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퍼포먼스 광고의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하며 매출이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라인의 지난해 4분기 퍼포먼스 광고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13% 증가한 40억엔에 그쳤다. 김한경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만 지역의 퍼포먼스 광고 도입과 일본 광고 시장 성수기 효과에 따라 광고 매출 증가는 가능할 것으로 보이나, 본격적인 성과는 CPM(광고 비용)이 상승해야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라인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5.3% 증가한 16억300만엔(164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직전 분기인 지난해 3분기에 비해서는 67.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앱스토어 등 결제 플랫폼 제공자의 결제액 조정으로 인해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 데다 마케팅 비용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라인의 지난해 4분기 마케팅 비용은 42억8000만엔을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에 비해 53% 증가한 규모다.

한편, 네이버는 이날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보통주 1주 당 1131원을 배당한다고 공시했다. 배당금 총액은 326억원이며 시가배당율은 0.1%다.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 받게 될 배당금은 약 17억300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