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병원 인근에는 언제나 약국이 있는 것처럼 본죽이 있다. 어느샌가 공식처럼 굳어졌다. 실제로 포털 사이트에서 '본죽 병원'이라고 검색하면 전국에 걸쳐 병원과 공생하는 본죽 가맹점들이 셀 수 없이 많이 나온다. 병문안을 갈 때도 음료수 박스 대신 본죽 테이크 아웃이 인기를 끈 지도 오래다.
하지만 본죽에 대한 평가가 달라졌다. 요즘 맛집 방송을 보면 '안 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먹은 사람은 없다'는 말이 있다. 업계에선 본죽을 두고 '한 번도 안 먹어본 사람은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한다.
이제 본죽은 '환자를 위한 한 끼'가 아닌 '모두를 위한 건강식'이 됐다. 병원 근처뿐 아니라, 아파트 상가와 직장 주변, 도심 번화가 어디서나 쉽게 만날 수 있다. 국내 한식 프랜차이즈 첫 1000호점 돌파라는 기록이 말해 준다.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본죽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다.
지난 2002년 문을 연 본죽 1호점엔 김철호 본아이에프 대표(53⋅사진)의 절박함이 담겨 있었다. 여러 사업에 실패하며 더는 물러설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매일 아침 정장 차림으로 전단지를 돌리며 그렇게 본죽은 세상에 태어났다.
3개월 뒤 조금씩 손님들이 찾아들었고,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창업 첫해 가맹점은 100개로 늘었고, 올해 1월 기준 1354개(본죽&비빔밥카페 포함)에 달한다.
연간 문 닫는 가맹점 비율은 2%에 불과하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본죽엔 회원 수 700명의 '본사모(본을 사랑하는 모임)'가 있다. 회원 모두 본죽 가맹점을 운영하는 사장님들이다. 그만큼 본사와 가맹점간의 상생경영, 소통경영이 원활하다는 얘기다. 창업 초기 김철호 대표의 절박함이 반영된 결과다.
물론 계절 이슈와 트렌드 등 지속적으로 메뉴에 새로운 변화를 주며 발전시켜 나갔다. 한식 프랜차이즈가 성공하기 어렵다는 편견과 '죽'은 고객이 한정돼 있다는 인식을 깨고 성공신화를 일궜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본 브랜드 연구개발소'도 운영 중이다. 본죽을 비롯한 본도시락, 본죽&비빔밥카페 등 본아이에프의 모든 브랜드 메뉴를 개발하고 있다. 콘셉트 설정부터 신메뉴 출시까지 약 5~6개월의 시간이 소요된다. 식재료를 원산지별로 보관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본아이에프는 지난해 론칭한 '본설렁탕'을 통해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소자본 창업이 가능하도록 실험 중이다. 전통적인 설렁탕 매장 분위기에서 벗어나 감각적인 인테리어와 메뉴 구성으로 젊은 층 고객을 겨냥하고 있다. 1인 테이블을 갖추고, 테이크 아웃 운영을 강화할 계획이다.
간편 가정식 제품인 '아침엔본죽'도 지난해 편의점 냉장죽 카테고리에서 1위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는 통합 멤버십 서비스인 본포인트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인다.
김철호 대표는 "앞으로도 소비자들에게 정성이 담긴 최고의 음식을 제공하고, 가맹점 사장님들에겐 외형적으로 숫자만 늘리는 기업에서 벗어나 성공 도우미로서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