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 부촌으로 꼽히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고급빌라촌이 재건축을 통해 한 채에 최고 180억원짜리 호화주택으로 새 단장을 하고 있다.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청담동 101번지 효성빌라로, ‘효성빌라 청담 일공일’로 다시 지어진다. 지난해 7월 착공해 현재 터닦기 작업이 진행 중이다. 1982년 지어진 효성빌라는 고급빌라의 시초로 복복층과 넓은 주차장, 고급자재 등 당시로선 혁신적인 설계가 적용됐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효성빌라 청담 일공일’의 완공 후 예상 모습.

계획안에 따르면 효성빌라 청담 일공일은 7층짜리 2개동, 35가구로 건립된다. 1층 가구는 단독으로 정원을 사용할 수 있어 고급 단독주택의 장점을 누릴 수 있다. 6~7층은 복층형 펜트하우스로 단독 테라스를 사용할 수 있다. 일부 가구는 한강을 조망할 수 있고, 청담동 일대의 번잡한 상업지역과 떨어져 있어 조용한 주거지를 원하는 정·재계 인사들이 선호한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분양가는 전용면적 270㎡ 펜트하우스를 기준으로 90억원대며, 전용 244㎡ 중간층도 60억원대에 이른다. 조합원 물량을 제외하고도 사전청약을 통해 현재 대부분 가구가 주인을 찾은 상태다.

청담동 씨티아파트 1차 자리에는 지상 19층의 고급빌라 ‘원에이치’ 29가구가 들어선다. 예강건설이 2007년부터 재건축을 추진해 왔지만 이 업체가 중도에 부도난 이후 큰 진척이 없었다. 그러다 2011년 원에이치(당시 웅진리얼에셋)가 시행사로 들어오면서 사업이 재개됐다. 이달 이주가 시작돼 이르면 올해 4월에 착공할 예정이다. 시공사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원에이치’의 완공 후 예상 모습.

단지가 한강과 바로 접해 있어 전 가구가 한강을 내다볼 수 있고, 561㎡(170평) 규모의 대형 정원이 1층에 조성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전용 270㎡의 펜트하우스는 180억원이며, 1개 층만 쓰는 중간층 가구도 전용 234㎡에 분양가는 60억~80억원대에 이른다. 사전청약을 통해 절반 정도가 분양됐다.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 인물인 최순실씨가 구속 직전까지 묵었던 곳으로 유명세를 치른 청담동 ‘호텔 엘루이’ 자리에는 고급빌라 ‘더 펜트하우스 청담’이 올해 중 첫 삽을 뜰 예정이다. 경영 악화로 호텔 측이 몇 년 동안 매각을 추진해 왔는데, 지난해 7월 부동산 개발업체 엠프런티어즈가 고급빌라 신축을 목적으로 인수하면서 물꼬를 텄다.

한 층당 3가구씩 들어서며 총 20층, 29가구로 지어질 예정이다. 전 가구가 복층을 쓸 수 있고 ‘한강뷰’를 갖췄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2가구만 있는 전용 363㎡의 최고층 펜트하우스의 분양가는 180억원에 달하며, 전용 267㎡의 다른 층도 60억~100억원대에 이른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고급빌라 ‘더 펜트하우스 청담’이 들어설 호텔 엘루이.

업계 한 관계자는 “더 펜트하우스 청담은 유명인들이 자주 드나들었던 ‘클럽 엘루이’라는 상징성이 있고 주변에 상업시설이 많아 자금력을 갖춘 젊은층이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청담동에 초고가 주택이 잇따라 새로 공급되고 있는 이유는 지난 1~2년간 부동산 경기 호조로 일대 지가가 크게 오르면서 사업성이 갖춰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인근 영동대로 지하복합환승센터 등 인근 대형 개발사업도 가시화되면서 힘을 보탰다.

지난해 말부터 부동산 경기가 주춤하면서 서울 강남권 재건축 사업도 함께 영향을 받고 있지만, 한 채당 수십억원을 호가하는 고급빌라는 자본력이 탄탄한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상품이라 경기와 무관하다.

청담동 사람과집공인 도은수 대표는 “초고가 주택은 공급량 자체가 적고, 극소수의 ‘VVIP’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만큼 ‘그들만의 세계’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