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미건설은 회사를 둘러싼 지배구조가 꽤 복잡한 편이지만, 2세 구도는 거의 완성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창업주인 이광래(82) 회장의 장남 이석준(52) 사장이 그룹의 지주사격인 우심산업개발의 지분을 절반 넘게 보유하고 있다. 우미그룹은 우심산업개발을 통해 서령개발, 우미건설, 우미산업개발 등의 계열사를 종속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안정적인 경영체제를 확보했지만 다른 중견사와 마찬가지로 미래 사업에 대한 고민이 많다. 택지 공급이 줄면서 아파트를 지을 땅을 확보하는 것이 어려워졌고, 경기 침체로 주택 시장도 쪼그라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도 여전히 대기업들이 독차지한 시장이라 진입이 쉽지 않다. 최근 성장세가 정체됐다는 지적도 있다. 주력회사인 우미건설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700억~3800억원가량의 매출액을 기록하면서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전남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우미건설은 1987년에 설립된 회사로, 2016년 시공능력평가액(토건) 36위를 차지한 중견 건설업체다. 다른 중견사와 마찬가지로 임대아파트를 짓고, 택지지구에 아파트를 잇달아 분양하면서 현재의 위치까지 올라섰고, 그룹 전체로는 1조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이광래 우미건설 회장은 군 장교 출신으로 예편 뒤 IT부품 업체를 운영하다 우미건설을 설립했다.

◆ 군인 출신 이광래 회장이 설립…2세 이석준 사장이 사실상 지배

중견 건설회사 창업주들이 대부분 건설 관련 일을 하다 회사를 설립한 것과는 달리 우미건설 창업주인 이광래 회장은 군인 출신이다. 1973년 소령으로 예편한 뒤, 동광써키트라는 IT 부품 회사의 대표이사를 지내다 1987년 우미건설을 세웠다. 우미건설을 창립했을 때의 나이가 쉰살이 넘었던 셈이다.

출발은 늦었지만, 회사는 빠르게 성장했다. 2000년대 초반 목포 하당과 여수 소호, 대전 노은2, 오산 수청, 평택 장당, 용인 흥덕, 화성 동탄 등의 택지지구에서 잇따라 사업을 진행하며 사세를 키웠다.

우미도 상장사가 한 곳도 없다. 2004년 당시 증권거래소 상장을 추진했지만, 상장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자진 취소했다. 당시 상장에 성공했더라면 우미건설의 기업 규모나 지배구조가 많이 달라졌을 것이란 얘기도 있다.

우미건설의 경우 지주회사 격인 우심산업개발이 서령개발과 우미건설을 지배하고 있다. 이석준 사장은 우심산업개발 지분 54.9%를 보유하고 있다.

우미그룹은 지배구조가 다소 복잡한 편이지만, 철저하게 오너 위주로 짜여 있다. 우심산업개발이 그룹의 최상위 지배회사로, 이 회사는 서령개발을 통해 우미건설을 종속기업으로 두고 있다. 이석준 사장은 우심산업개발 지분 54.9%를 소유하고 있다.

이 회장의 차남인 이석일씨와 장녀 이혜영씨, 이광래 우미건설 대표이사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까지 더하면 이석준 사장 측의 지분율은 99.9%에 달한다. 이광래 회장의 지분율은 3%다. 우미산업개발(79.2%), 서령개발(55.35%), 우미건설(5.71%), 석탑건설(6%), 새빛종합건설(8.1%), 은탑건설(6%) 등의 회사도 아래에 있다.

서령개발도 우미그룹 지배구조에서 빠질 수 없는 회사다. 이석준 사장이 이 회사 지분 10.7%, 이광래 회장이 6.6%, 이석일씨가 6.58%를 소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우미건설(50.62%), 새빛종합건설(87%), 우미토건(100%), 거상개발(68%), 광성개발(100%), 금탑건설(50%), 석탑건설(50%) 등을 거느리고 있다.

서령개발을 사실상 지배하는 회사는 우심산업개발로, 55.3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석준 사장은 우심산업개발의 지분 54.9%, 이석일씨는 24%, 이혜영씨는 18% 갖고 있다. 사실상 가족회사인 셈이다.

◆ 향후 경영 지켜봐야

이석준(사진) 사장은 1964년생으로 2006년부터 우미건설 대표이사 사장을 맡아 회사를 이끌고 있다. 처음부터 우미건설에 입사했던 건 아니고,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나와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에서 전기전자공학 석사를 취득한 뒤 LS산전 연구원으로 일하다 합류했다.

이 사장이 대표에 오르면서 회사 외연은 커졌다. 2006년 2000억원 남짓하던 우미건설 매출액은 2015년 3700억원까지 늘었다. 우심산업개발 연결 매출액으로 보면 2015년에 1조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중견 건설사 최초로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 사업을 시작했고, 지금까지 분양한 사업장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오는 등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회사를 안정적으로 이끌 역량을 보여줬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최근 상황이 그리 좋은 것만은 아니다. 그룹 대표 격인 우미건설의 실적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우미건설은 2012년 3400억원의 매출액을 거두고 2013년 3700억원까지 매출액을 늘렸지만, 2014년(3820억원)과 2015년(3760억원)에는 비약적인 성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2014년부터 주택시장이 살아나면서 분위기가 좋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아쉬운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우미건설의 주력 사업이었던 택지 사업도 전망이 어둡다. 이른바 ‘벌떼 입찰’을 통해 택지 확보 경쟁에 뛰어들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우미건설은 2010년 초부터 2015년 3월까지 22개 계열사를 동원해 3개 필지를 낙찰받았는데, 이제는 택지 공급 자체가 줄고 있고 시장 상황도 좋지 않다.

내부거래 비중이 높다는 것도 약점으로 꼽힌다. 우미건설이 2015년 특수관계자와 진행률에 따라 수익으로 인식한 매출액은 1835억원에 달한다. 매출액의 약 50%를 내부거래로 거둔 셈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주택 시장이 정체기로 돌아선 지금이 이석준 사장의 진짜 경영 능력을 볼 수 있는 시기가 될 수 있다”며 “회사 지배구조와 사업구도가 어느 정도 안정된 만큼, 우미 앞에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 회사를 한 단계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