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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세계 경제는 3년만에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를 불러 모으고 있지만 내재돼 있는 위험 요인이 적지 않다. 특히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공격적 기조로 전환되면 중국의 위안화 불안이 심화되고 자금이탈 압력이 확대되면서 아시아 금융위기가 재현될 수 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 3일 '2017년 세계 경제에 내재된 5대 위험요인 진단'을 주제로 한 리포트를 통해 이 같은 분석을 제시했다.
그는 올해 글로벌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을 내놓으면서도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5가지 위험 요인을 꼽았다. ▲트럼프의 경기부양 공약이 시행 과정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 ▲ 미국 경제 회복에 발맞춰 기준금리의 공격적 인상 '옐런 콜' ▲미 금리 인상에 따른 중국 위안화 불안 및 자금 이탈 확대 가능성 ▲하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유럽연합 체제 불안 ▲미국과 중국의 보호무역 전쟁 등이 그것이다.
이 팀장은 강달러를 바탕으로 약세에 직면한 중국 위안화의 불안이 더욱 가중될 가능성에 주목했다. 미 연준의 금리인상과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 위안화 절하 및 자본 이탈의 압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중국 정부는 대안으로 해외직접투자 등에 대한 직접 규제 같은 단기 대책 뿐 아니라 위안화 안정을 위한 유동성 축소 등의 정책을 펼 가능성이 높고 이 경우 회사채 발행 시장이 위축되는 등 부작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미국 경제 성장세가 지속, 확대될 경우 옐런 미 연준 의장이 당초 발표했던 점진적 금리인상 기조에서 공격적 금리 인상으로 방향을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른바 '옐런 콜'이 유발되면서 달러 강세가 지속되고 신흥시장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막상 도널드 트럼프가 내놓을 경기 부양 정책이 정작 시장 기대감에 못 미치면 실망감이 표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미 미국 경제 개선의 기대감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이미 선반영돼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지난해 하반기까지 잠잠했던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파장이 본격화될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가 강조하고 있는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면서 미국과 중국의 통상분쟁이 격화되는 것도 세계 경제를 흔들어 놓을 위험 요소로 지목했다.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유진투자증권 사무실에서 이 팀장을 직접 만나 세계 경제 위험 요소에 대한 심도있는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미국 기준금리의 공격적 인상과 달러 강세로 인해 중국 금융 위기 가능성을 제시했다. 실현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당장 올해 발생할 확률은 20% 미만으로 낮은 수준이지만 2018년 이후 발생할 확률은 50% 내외로 올라간다. 트럼프 경기부양에 의한 연준의 공격적 금리인상이 전제돼야 한다는 점에서 최소한 올해 상반기에는 가능성 희박하며, 2017년 하반기 또는 2018년에는 가능성이 있으나 이 역시 확률은 절반 정도 수준으로 보면 된다."
-지금도 중국의 자본 유출이 심화되면서 외환보유액이 3조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IMF가 권고한 적정 외환보유액 최저선 2조8000억 달러 밑으로 떨어질 경우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까.
"중국 외환당국이 위안화 가치 안정을 위해 시장개입을 강화하는 것이 불가피할 것이다. 이에 따라 위안화 유동성 공급이 축소되고 또 신용경색으로 금리 상승 및 신용스프레드 상승에 의한 금융불안 우려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이 같은 상황 속에 중국 외환당국의 시장개입 여력이 축소될 가능성이 있고, 이를 노린 글로벌 헤지펀드가 위안화 투기 공격을 지속해 위안화 가치 하락의 악순환이 이어지는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가 재현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위안화 투기 공격이 가시화되기 위해서는 미 달러가치의 추세적 강세가 전제돼야 하는데, 트럼프의 약달러정책이 전면에 부각될 경우 위안화 가치가 상승하면서 그럴 가능성 희박해진다."
- 국내 경제에는 어떤 파장을 일으킬까.
"가장 큰 부분은 중국 경제가 경착륙하게 되면서 대중 수출이 급감하고 또 경제성장률 추락하는 등 경기 침체가 심화될 것으로 본다. 원화 가치는 위안화 가치와 동반 하락해 한국 외환 및 금융이 불안해질 가능성이 증가한다. 이는 한국만이 아닌 동남아 신흥국 동반 위기에 의한 1997년 말 아시아 외환위기 재현되는 것이기도 하다."
-과거 미 연준의 공격적 금리인상이 아시아 외환위기로 이어졌지만, 현재는 체질개선도 많이 이뤄졌고 환경이 달라졌다. 지금도 그 같은 충격에 노출돼 있다고 볼 수 있을까.
"있다고 본다. 연준의 공격적 금리 인상은 미국 경기 침체를 유발할 수 있고, 그 와중에 중국 지역으로 글로벌 헤지펀드의 공격이 집중돼 암묵적인 뇌관인 중국 금융위기가 발발할 수 있다. 우리가 외환보유액 3700억달러를 보유하고 있지만, 항상 자금의 일시적인 유출은 감당하기 어렵다. 결국은 우리나라가 아무리 기초체력이 강건해졌어도 중국이 그런 과정으로 위축되면 우리는 훨씬 더 큰 타격을 받는다는 것이다.
특히 글로벌 헤지펀드의 공격은 우리의 외환보유액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 이머징마켓이 무너지는데 휩쓸려 갈 수 밖에 없다. 트럼프의 경기 부양정책이 달콤하고 긍정적인 측면이 많이 부각되고 있지만, 미 연준의 기조를 바꾼다면 중장기적으로는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큰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트럼프 임기 4년은 그 어느 때보다 변동성 크고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다."
-트럼프 경기부양 정책 효과가 실제 나타나는 시점과 미 기준금리 인상 기조 변화 반영까지 시차가 있다. 보고서에서도 현실적인 난제로 트럼프 경제공약의 법적 절차와 시행까지의 소요시간을 지적했다. 그렇다면 미 연준이 적어도 연내에는 금리 인상 기조를 공격적으로 전환하는 등의 변화는 어렵지 않을까.
"트럼프 경기 부양 정책의 시행 시점은 골드만삭스 분석을 인용했다. 골드만삭스는 재정정책 예산이 상하원을 통과해야 하고 인프라 투자도 법안, 제도 만들고 절차를 밟아 시행 시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금융자산 시장은 다 기대로 반영되기 때문에 정책이 강력하다면 효과가 발현되는 시기는 4분기든 내년이든 제도가 만들어지면 나온다. 시장이 기대하는 경기 부양의 강도가 반영되는지 안되는지가 중요하다.
연준은 정책 시행 과정을 지켜보면서 통화정책을 선제적으로 가져갈지, 아니면 정책이 시행되고 나서 구체적으로 미국 경기 쪽으로 인플레 압력이 가시화되는 것을 보면서 갈지를 지켜봐야 한다. 그 시기가 2017년에는 인상을 유지하고, 2018년에도 3차례 인상이지만, 중장기적으로 기조가 바뀔 수 있다. 정책 발현 시기는 지연될 수 있지만 방향성은 맞다."
-미국은 중국을 겨냥해 환율 조작국 지정과 무역 보복을 주장하고 있다. 미중갈등이 어떤 방향으로 귀결될까.
"미국과 중국 간의 대립은 핵전쟁과 성격 유사해 미국과 중국 동반 악화를 가져온다고 본다. 미국은 환율조작국 및 무역보복으로 중국에 대해 겁은 주지만 실제 통상분규는 일부 제한적 품목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미국과 중국 간에 무역분쟁 격화 우려는 상존하나 극단적 무역전쟁의 비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미국과 중국 무역분쟁에서 승자는 미국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전반적인 흐름은 중국이 트럼프의 강력한 공격에 대외적으로는 맞서는 양상을 보이지만 내부적으로 일정부분 양보하는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중국 금융위기 외에도 위험 요소 네 가지를 제시했다. 그 중 국내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요소를 꼽는다면.
"11월 대선 이후 트럼프 정책 기대로 자금의 흐름이 위험자산 선호 쪽으로 글로벌하게 일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이 지속할지는 오는 20일 취임 이후 가장 먼저 판가름이 날 것이다. 트럼프가 경제 청사진을 제시할텐데 시장에 기대한 수준의 감세와 인프라투자 관련한 세부 내용이 나올 것인지, 아니면 기대에 못 미치는 내용이 나올지 지켜봐야 한다.
지금 현재 시점에서 가장 주목되는 점은 트럼프가 취임한 이후 제시하는 경제정책 방향이 시장에서 기대하고 있는 미국 경기 부양쪽일지, 그 기대치에 충족할지 아니면 그동안 시장에서 크게 주목하지 않았던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상황이 전면으로 부각될지다.
국내 경제에서도 트럼프의 불확실성이 있다고 하지만, 미국 경기가 좋아질 경우 결국에는 국내 수출 물량이 늘어나 함께 좋아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반대의 경우에는 내수 부진한 상태에서 수출도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어려운 시기다. 굵직한 위기와 기회의 요소가 산재한 이 시장에서 적절한 투자전략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나는 2009년을 늘 예로 든다. 2009년은 2008년 9월 리먼사태로 세계가 다시 대공황으로 간다는 공포감이 있었을 때다. 같은 해 11월에 G20 정상이 한자리에 모여 위기로부터 탈출하기 위해서 재정, 금융을 다 전 세계가 함께 쓰겠다고 공표했다. 2009년 3월부터 2010년 2월까지 주식시장은 지수 기준으로 두 배 이상 올라가는 효과를 1년 가까이 보였다. 부양 정책이 강력하게 나왔을 때 나중에 후유증이 있을 수 있지만, 그 부양정책의 임팩트는 '어디가 끝이다'라는 것을 알 수 없다. 강도에 따라 상당히 강력한 효과가 있다는 걸 목격했다. 트럼프의 부양정책도 그와 비슷한 것이다.
빠르면 하반기, 2018년 초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길게 남아있지만, 현 단계는 트럼프가 아직 카드도 보여주지 않은 상황이다. 트럼프의 정책이 기대를 충족할 지, 아니면 실망감을 안겨줄지 모른다. 재료가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2008년 11월 나왔던 경기부양책 효과가 1년을 끌고 갔고, 지수도 다 왔다고 했지만 두 배가 가는 그런 장이 나왔다. 물론 이번은 강도가 약하기는 하지만 여전히 트럼프발 경기부양 기대 효과는 끝났다고 할 수없다."
-그렇다면 위험자산 선호 흐름이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나.
"올해 글로벌 자금 흐름은 글로벌 경제 회복의 실현 여부에 달려있다. 언급했던 위험 요인이 가시화되지 않는 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유효하다는 점에서 마지막까지 이번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를 갖고 위험자산 쪽으로 끝까지 동참을 하는 것이 현명하다. 나중에 중장기 측면에서 불안 요인이 발생해도 빠져나오는 것도 한발 먼저 나오거나, 한발 늦더라도 적시에 대응할 수 있는 것이다.
중장기 우려 때문에 먼저 빠져 나왔다가 시장이 상승세를 보여 뒤늦게 다시 들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불안, 침체 국면에 쉽게 대응하기 어렵다. 올해 상반기가 지나가면서부터는 세계경제에 내재된 불안 요인이 구체화될 수 있기 때문에 그때부터는 보수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예측할 수 없는 변수가 상당히 많은데.
"그렇다. 트럼프 이전 시대보다 이후 시대는 예상치 못했던 경로가 생기는 것에 더욱 적극 대비할 필요가 있다. 트럼프 당선 이후에는 새로운 것이 생길 수 있는 여지가 굉장히 크다. 올해는 시장의 변동성이 상승추세로 가다가도 꺾일 때는 많이 꺾이는 등 추세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긴 그림의 베이스라인은 가져가되 상황의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해야 할 필요성이 트럼프 이전 시대보다 훨씬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