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초반 2090을 돌파하며 기분 좋게 시작한 코스피지수가 이후 등락을 거듭하다 강보합권으로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이 4거래일만에 순매수로 전환했지만 기관 역시 4거래일만에 순매도에 나서며 상승 동력이 분산됐다. 장 초반 630선을 회복했던 코스닥지수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다 약보합권에서 머물렀다.

19일 코스피지수.

19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25포인트(0.11%) 상승한 2072.79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0.70포인트(0.11%) 하락해 626.19로 거래를 마쳤다.

◆ 또 보합 머무른 코스피…외인·기관 엇박자

장 초반 급등한 코스피가 보합에 그친 이유는 수급 측면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계속해서 엇박자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은 1464억원을 순매수하면서 4거래일만에 태도를 바꿨지만, 기관 역시 2834억원 순매도하며 엇박자를 냈다. 개인은 1288억원 순매수했다.

업종별로 보면 외국인이 1080억원 순매수를 집중한 철강금속 업종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중 POSCO는 전날보다 3.73%(1만원) 오른 27만8000원으로 장을 마감했고, 고려아연(010130)현대제철(004020)등도 상승했다. DSR제강(069730), 한국특수형강, 신화실업, 비앤지스틸 등도 5% 이상 오르는 등 철강주 전반이 강세를 보이며 철강금속 업종지수도 전날보다 2.08%(102.78포인트) 상승한 5037.48을 기록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들어 코스피 지수가 급격하게 상승해 투자자들이 일부 부담을 느끼면서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고 있고, 투신을 비롯한 기관의 펀드 환매도 겹치면서 지수가 낮게는 2050선에서 높게는 2080선에서 움직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학균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이날은 코스피지수가 장 초반 크게 상승했다가 상승폭이 크게 줄었는데, 시장에서 지수 자체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며 "크게 보면 2050선 내외에서 지수가 움직이고 있는데 지금 2070선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전반적인 기조는 오름세지만 오르는 과정에서 일부 마일드한 조정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배성영 KB증권 연구원은 "일부 섹터들을 중심으로 단기적 차익 매물이 나오긴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계단식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다만, 일부 급등 섹터를 중심으로 투신의 펀드 환매와 같은 기술적인 기관 매물이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 IT株 실적 따라 2100 돌파 가능할 것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삼성전자(005930)가 전날보다 1.46%(2만7000원), SK하이닉스(000660)가 1.54%(750원) 오르는 등 IT 관련주의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삼성에스디에스(018260)LG전자(066570)등도 상승하면서 전기전자 업종지수도 전날보다 1% 넘게 상승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모두 신고가 행진을 기록하던 때의 주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날 새벽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영장이 기각되면서 삼성전자를 짓누르던 'CEO 리스크'가 일부 해소된 만큼 이들 기업이 신고가 행진을 이어갈 수 있을 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전기전자 업종 중에서도 반도체 관련주는 업황이 나쁘지 않고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크기 때문에 충분히 전고점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음주 실적 발표 시즌이 시작되고 IT 관련주들이 증권사 평균 기대치(컨센서스)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한다면 분위기에 따라 코스피지수도 2100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4분기 실적발표를 하지 않은 SK하이닉스의 경우 반도체 업황이 우호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한동안 주가 상승 모멘텀은 확보했다고 봐야한다"며 "삼성전자 역시 다음주 실적 발표가 이뤄지고 나면 분위기를 타고 긍정적인 흐름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 연구원도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있는 등 전체적인 분위기는 좋은 편이지만, 지수가 기술적인 저항선(2100)에 다다른 상태"라며 "단기적인 흐름만 놓고 봤을 때는 다음주 실적 발표 흐름에 따라 코스피지수가 2100을 넘어설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도 "늘 4분기 실적은 컨센서스가 크게 하향조정되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올해는 이런 분위기도 덜 한 것 같고 전체적으로 시장의 전체적인 기조는 올라가고 있는 것이 맞다고 본다"며 "달러 강세가 진정되고 있고 실적 기대감도 큰 상황이기 때문에,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보다 더 높게 나온다면 주가 흐름은 보다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과거 경험을 비춰봤을 때 2000선을 넘으면 펀드 환매는 계속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기관보다는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더 강하게 유입돼야 코스피지수가 2100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