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모바일 접수 예약 서비스 앱이 아닙니다. 핀테크를 활용해 진료비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유전자 검사 서비스도 연계할 계획입니다.”

병원정보와 건강정보를 제공하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연계(O2O) 모바일 플랫폼 ‘똑닥’을 개발, 운영 중인 헬스케어업체 비브로스 송용범 대표(35)는 지난 12일 조선비즈와 만나 “헬스케어 분야의 네이버가 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비브로스는 지난해 SK그룹 계열의 의료 솔루션전문기업 유비케어(032620), 비트컴퓨터(032850), 유전자검사업체 랩지노믹스(084650)로부터 약 90억원을 투자받은데 이어 올해 초 한화인베스트먼트로부터 15억원을 투자받았다.

송용범 비브로스 대표는 “환자가 의료기관을 선택하고 접수·진료를 본 뒤 처방전을 발급·결제하는 일련의 행위들을 모두 모바일 안에서 한번에 해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브로스는 네이버 출신 CTO, 외국계기업 컨설턴트, 전문영업인 등 6명이 공동 창업한 회사다. 이 회사가 만든 ‘똑닥’ 앱은 전국 약 6만4000개 병원을 사용자의 질환과 위치에 따라 검색할 수 있으며, 전문의의 검수를 거친 2300여건의 건강, 미용, 질병 관련 콘텐츠를 제공한다. 현재 똑딱은 앱 런칭 1년여만에 200만건의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송 대표는 "지난해 12월부터 앱 '똑닥' 내에 병·의원 전자차트시스템(EMR)을 연동한 실시간 모바일 예약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도떼기 시장처럼 대기 환자들이 붐비는 병원 풍경을 바꿔보겠다"고 말했다.
비브로스는 국내 병·의원 전자의무기록(EMR) 시장 대부분을 점유한 비트컴퓨터와 유비케어와 협력해 이들 회사가 보유한 전국 2만 7000여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앱 똑닥과 모바일 접수 예약 프로그램을 연동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는 “아픈 몸으로 병원을 찾아와 30~40분을 대기하는 환자들은 물론, 간호 보조하랴 진료 접수하고 수납하랴 병·의원 직원들도 지친다”며 “앞으로 모바일 앱으로 대기 수를 확인하고 ‘대기접수’ 또는 ‘예약’을 누르면 지체없이 진료를 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달이면 주요 전국 병·의원을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송 대표의 설명이다.

똑닥의 모바일 예약 서비스

비브로스는 환자들이 실손보험회사에 청구하거나 다니는 직장으로부터 병원비 지급을 받기 위해서는 또다시 의료기관을 방문해 영수증, 입퇴원 확인서 등 증빙서류를 발급받아 첨부 제출해야하는 번거로움을 덜기 위해 이를 한번에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도 구상 중이다.

앱에서 '증명서 발급하기'를 누르면 병원 서버에서 암호화된 형태로 이용자 개인의 모바일에 재증명이 오고 이를 보험회사 DB에 연결시켜 청구하게 하는 방식이다.

개인 의료정보 유출 위험성에 대해 송 대표는 "서비스가 개인 공인인증서를 통해 이뤄지도록 하고 정보 역시 이용자의 모바일기기에만 저장되고 똑딱은 이를 저장하지 않는다. 민감한 사안인만큼 확실한 보안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답했다.

송 대표는 “향후에는 금융계열사와 손잡고 핀테크를 앱에 적용시켜 의료비를 결제하는 ‘똑닥 페이 서비스’뿐만 아니라 실손보험 청구에 필요한 ‘증명서 발급하기 서비스’, ‘유전자 검사 서비스’ 등으로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전국 병·의원 사용자의 연간 신용카드 결제액은 100조원 정도인데 이 중 우리가 타깃하는 2만 7000개 의료기관만 봐도 30조원 규모가 된다. 이용자의 10%만 똑딱 페이를 이용한다면 우리 회사를 통해 3조원이 오가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브로스는 추후 똑닥에 유전자 검사도 할 수 있도록 연계할 계획이다.

송 대표는 “똑닥과 유전자검사업체인 랩지노믹스가 손을 잡은 이유도 앞으로 유전자검사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비의료기관에서도 일반인을 대상으로 일부 유전자 검사 서비스가 가능하지도록 국내 규제가 다소 풀렸다”며 “향후에는 랩지노믹스와 함께 유전자검사 서비스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정부는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해 콜레스테롤, 혈당, 혈압, 색소침착, 탈모, 모발굵기, 피부노화, 피부탄력, 비타민C농도, 카페인대사 등 질병 예방을 위한 유전자검사를 의료기관 의뢰없이 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2013년 12월 헬스케어 사업에 뛰어든 비브로스는 투자처가 갑자기 투자 약속을 어기면서 재무상 위기를 겪기도 했다.

송 대표는 "직접 발로 뛰며 한사람 한사람 설득했고 서로가 도움이 될 수 있는 진짜 네트워크를 키워가게 됐다"며 "우리끼리만 잘 해보려고 하는 게 문제였다. 비브로스도 생각을 바꿔 기존 헬스케어업계의 키플레이어(key player)들과 손잡아 융합시키고 선택과 집중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헬스케어 산업은 한 회사만 잘 될 수 없다는 걸 위기 속에서 깨달았다"면서 "덕분에 국내 EMR시장이 포화된 상황에서 기존 비즈니스 모델에서 탈피해 좀 더 시장을 넓힐 방안을 구상하고 있었던 비트컴퓨터나 유비케어를 만날 수 있었고 '윈윈' 기회를 모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똑딱의 2015년 연간 매출 규모는 1억원에 그쳤다. 하지만 2016년 9억원을 넘어 섰고 올해는 그보다 더 많은 6~7배 성장을 목표로 잡고 있다.

그는 “재무 목표는 3년 안에 주식 상장을 위한 IPO(기업공개)를 하는 것이고, 10년 후에는 헬스케어계의 네이버를 만드는 것”이라며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게 비브로스의 비전”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