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경영권 승계와 지배 구조 개혁 등 영향에 촉각
주요 외신들이 1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특검의 구속영장 청구 소식을 긴급 속보로 타전했다.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청구가 삼성뿐만 아니라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이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구속 여부는 오는 18일에 결정될 전망이다.
외신들은 지난해 갤럭시노트7 발화 및 리콜 사태로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던 삼성이 정치권의 비리 사건에까지 연루된 사실이 발각되면서 추가적인 브랜드 이미지 실추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이 부회장이 구속된다면 지주회사 전환을 포함한 기업지배구조 계획이 무기한 연기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CNN은 이날 방송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청구 소식을 속보로 전했다. 속보에는 이 부회장의 뇌물죄 혐의 내용이 언급됐다. 또 CNN은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청구 소식 이후, 삼성전자의 주가가 한 때 3% 넘게 하락했다는 점도 소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부회장 구속영장 청구 소식을 알리면서 "뇌물 수수 혐의가 세계에서 가장 큰 스마트폰 제조업체를 덫에 빠뜨렸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 부회장이 구금된 상태에서 특별검찰 수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WSJ는 갤럭시노트7 판매 중단 사태와 연관지으며 침체된 삼성 내부 분위기도 소개했다. 갤럭시노트7 대량 리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삼성전자가 리더십 공백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의미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인해)삼성이 올해 연말까지 대규모 인수합병(M&A) 결정을 미뤄야 할 것"이라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입원으로 인한 경영 공백에 더해 또 하나의 거대한 충격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도 속보로 이 부회장 구속 영장 소식을 전하며 "삼성전자 주가가 장중 2.3% 하락했다"며 "이번 기소는 이 부회장의 삼성그룹 승계를 위태롭게 하고, 한국 최대 그룹 리더십을 더욱 불안하게 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일본 산케이신문의 경제매체인 산케이비즈도 "이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갤럭시노트7의 발화 사고로 실추된 삼성전자 브랜드를 회복하기도 어려워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어 "최고 결정권자가 부재하면서 삼성이 경영 정체를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도 전했다.
외신들은 이번 사태가 삼성가(家)의 경영권 승계와 지배 구조 개혁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최순실 스캔들'이 한국 대기업의 지배 구조를 보다 투명하게 바꾸기 위한 개혁을 촉진할 것이라며 글로벌 투자자 사이에서 한국의 입지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지주회사 전환을 골자로 한 삼성그룹의 지배 구조 개혁이 상당히 지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일본 교도통신은 특검팀의 이 부회장 구속 수사에 대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걱정하는 신중론도 있었지만, 정경유착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 때문에 검찰이 강경한 자세를 고수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특검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이날 뇌물공여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횡령) 및 위증에 대한 혐의로 이 부회장에 구속영장을 청구한 데 대해 "국가 경제 상황도 중요하지만, 정의를 세우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국경영자총협회와 대한상공회의소는 한국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고려해 이 부회장의 불구속 수사를 촉구하며 입장자료를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