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0억달러 규모의 미국 달러화 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을 성공적으로 발행했다고 13일 밝혔다. 정부는 환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외국환평형기금을 조성하는데, 외평채는 이 기금의 재원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이번 외평채는 만기 10년 채권으로 12일 오전 11시(미국 뉴욕 현지시각)에 발행됐다. 발행금리는 미국 국채(10년물) 금리에 0.55%포인트가 더해진 2.871%로 결정됐다.

기획재정부는 “정부가 미국 달러화 표시 외평채를 발행한 이래로 가장 낮은 금리로 발행되었다”며 “아시아, 유럽, 미국 등 70여 기관 투자자들이 발행에 참여할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고 했다. 실제 초기주문 규모는 30억달러로 발행규모의 약 3배를 기록했다.

이번 외평채 금리는 한국과 무디스 기준 국가신용등급(Aa2)이 같은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10년 만기 채권 유통금리(0.56%포인트), 일본 정부가 보증하는 일본국제협력은행(JBIC) 유통금리(0.56%포인트)보다 낮다.

외평채 금리는 한국계 외화채권의 벤치마크(기준) 금리 역할을 한다. 외평채 발행에 성공하면서 국내 다른 기관의 해외채권 발행도 한국에 우호적인 환경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외평채를 발행하기 전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한국 경제설명회를 열고, 미국 보스턴 투자자설명회를 하는 등 한국 경제의 주요 정책 방향을 설명했다. 유 부총리는 해외 투자자와 글로벌 금융회사 주요 인사들에게 “탄핵 정국 등 한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