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창동과 상계동 일대를 서울 동북권 문화 중심지로 육성하려던 계획이 오히려 지역 상권을 망가뜨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서울시는 대표적인 베드타운 지역인 창동과 상계동 일대를 문화 중심지로 키우기 위해 지난해 4월 창동 일대에 복합문화시설 '플랫폼 창동 61'을 선보였다. 시는 이곳을 마포구 홍대같은 새로운 문화 거점으로 만들기 위해 전체 부지의 2분의 1(1283㎡)에 해당하는 공간을 음악·공연 특화 공간으로 지었다.

원색의 컨테이너 박스로 지어진 플랫폼 창동 61.

하지만 서울시의 의도와 다르게 창동역 인근 상권은 '플랫폼 창동 61' 개장 이후 오히려 침체하기 시작했다. 플랫폼 창동 61 개장 이후 지역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던 서울시의 예상을 완전히 빗나간 셈이다.

플랫폼 창동 61과 창동역 1번 출구 사이에 있는 상가 권리금은 지난해 초와 비교해 30~50% 떨어졌다. 2층에 있는 면적 124㎡ 규모의 가게 권리금은 몇 년 전만 하더라도 5000만~8000만원 선을 유지했었지만, 어느새 3000만원 선까지 하락했다.

임대료도 하락세다. 1층 대로변 상가 기준으로 3.3㎡당 7만원 정도던 임대료도 플랫폼 창동 61 개장 전과 비교해 15~20% 하락했다. 현재 이 일대 상가 임대료는 3.3㎡당 5만~6만원에 형성되어 있다.

창동역 인근 상인들은 플랫폼 창동 61 개장 이후 인근 지역 주민들이 플랫폼 창동 61로 몰리면서 주변 지역 상권이 죽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외부에서 많은 인구가 유입되면서 상권이 살아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외부 유동인구가 늘어나기는커녕 기존에 이곳을 찾던 소비자들마저 플랫폼 창동 61에 빼앗겼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창동역 인근의 한 상인은 "젊은 소비자들이 주 고객이던 옷가게나 카페의 경우 문을 닫은 곳이 여럿 된다"며 "지역 상권이 완전히 망가졌다"고 말했다. 창동역 인근 W공인 관계자는 "플랫폼 창동 61의 경우에도 주말에만 반짝 사람이 몰리는 수준"이라며 "결국 접근성이 떨어지는 단점을 극복할 만한 경쟁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플랫폼 창동 61 인근 상권은 건대입구역 근처에 있는 복합 쇼핑몰 커먼그라운드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인다. 2015년 문을 연 커먼그라운드는 플랫폼 창동 61처럼 컨테이너 박스를 활용해 건물을 지었다. 독특한 외관 덕분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사진 찍기 좋은 곳으로 입소문을 탔고, 최근에는 젊은 소비자 취향을 반영한 맛집과 독특한 가게들이 생겨나면서 새롭게 뜨는 상권이 됐다.

친구들과 한국 여행을 온 대만 관광객 펑이안(26)씨는 "플랫폼 창동 61은 사진 촬영 외엔 마땅히 즐길 거리가 없다"며 "건대 커먼그라운드도 가본 적이 있는데, 그곳에는 재밌는 가게도 많고 쇼핑할 거리도 있어 더 좋았다"고 말했다.

인스타그램 해시태그(hashtag·게시물 분류와 검색을 쉽게 하기 위해 단어 앞에 #을 붙이는 것) 검색 결과, 건대 커먼그라운드는 16만 개가 넘는 게시물이 뜬 데 비해 플랫폼 창동 61은 4000개를 조금 웃도는 게시물이 전부였다. 커먼그라운드와 플랫폼 창동 61이 운영하는 페이스북 페이지의 '좋아요' 수도 각각 3만8000개와 7000개로 차이가 컸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상업시설이나 문화시설을 만든다고 해서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서원석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새로운 시도였지만 현실을 잘 파악하지 못한 탁상행정의 전형적인 모습 같다"며 "접근성을 보완한 교통체계 등 사람들을 계속해서 끌어들일 수 있는 인프라가 없다면 상권이 형성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일수록 젊은 예술가들의 작업 공간 확보에 집중하는 것과 같은 특화된 포인트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동북권 사업단 관계자는 "문을 연지 이제 8개월 밖에 되지 않아 과도기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공연을 더 늘리고 도시재생 협력지원센터와 협력해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