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소비자들은 배달 음식 가운데 치킨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세종시·제주도 등 일부 지역은 전체 배달 음식 중 절반 이상을 치킨이 차지했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양념치킨보다 프라이드치킨을 선호했지만 경상권에서는 양념치킨을 더 많이 먹었다. 이는 국내 최대 음식 배달 앱 ‘배달의 민족’이 작년 한 해 동안 전국 18만개의 음식점에서 각 가정으로 배달한 총 9800만건의 주문량을 분석한 결과다.

◇전국 모든 시·도에서 배달 음식 1위는 치킨

전국 배달 음식 주문 건수에서 치킨은 29%의 비중으로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한식·분식(19%)과 중식(17%), 피자(9%)가 이었다. 치킨은 지역별 순위에서도 서울부터 제주도까지 전국 모든 지역에서 1위에 올랐다.

특히 세종시는 치킨이 배달 음식 전체의 61.3%를 차지했다. 열 명 중 여섯 명이 배달 음식을 시킬 때 치킨을 선택한 것이다. 다음은 제주도로 치킨 비중이 50.6%에 달했다. 이어 전라남도·전라북도·경상남도(44~49%)가 치킨 비중이 높았다. 반면 서울·인천·대전·대구·경기도는 치킨의 비중(27~29%)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엄청난 치킨 사랑을 보여준 세종시와 제주도는 중앙정부 이전, 중국 관광객 급증 등 독특한 외부 환경이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치킨업계의 분석이다. BBQ치킨의 관계자는 “세종시는 공무원 등 혼자 사는 가구가 많아 ‘치맥’을 주문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고, 제주도는 중국 관광객들이 치맥을 주문하는 사례가 많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전체적으로 대도시일수록 치킨의 인기가 주춤한 이유는 한식·분식·중식·피자·돈가스 등 배달 음식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농촌으로 갈수록 치킨의 인기가 높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프라이드가 대세…양념치킨은 경상권에서 인기

치킨만 따로 떼서 메뉴별로 분석한 결과 프라이드치킨와 양념치킨의 주문 비중이 전체적으로 6대4로 나타났다. 최근 3~5년간 전반적으로 후라이드가 인기 상승세가 있었다는 게 치킨업계의 설명이다. 교촌치킨의 이종화 본부장은 “미국 프라이드치킨업체 KFC가 국내에서는 경쟁을 견디지 못할 정도로 국내 업체들의 프라이드치킨의 튀기는 기술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양념치킨이 후라이드보다 더 많이 팔린 지역은 대구·부산·경상북도 등이었다. 유독 경상권에서 후라이드가 강세인 셈이다. 경상남도도 양념치킨 비중이 48%로 전국 평균보다 높았다. 경상권에서는 치킨을 간식이나 술안주가 아닌 식사 때 반찬으로 주문하는 경우가 많아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치킨업계는 분석했다.

또 다른 이유로는 ‘경상도가 양념치킨의 친정’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BHC치킨의 김용억 마케팅팀장은 “교촌치킨(구미)·맥시카나(경북 영천)·땅땅치킨(대구) 등 독특한 양념 소스를 개발해 전국으로 퍼진 업체들이 대부분 경상도에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동네 치킨집, 음식 배달 앱에서 프랜차이즈 가맹점 못지않은 경쟁력 보여

동네 치킨집이 음식 배달 앱에서는 대형 프랜차이즈 못지않은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분석 대상이 된 치킨집은 2만5000개(동네 치킨집 9144개, 프랜차이드 가맹점 1만5856개)였다. 하지만 주문 수 상위 100개 치킨집에는 동네 치킨집이 58개에 달해 프랜차이즈 가맹점보다 오히려 많았다.

매출 1위는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 있는 동네 치킨집 D업체로 앱 주문으로만 월평균 3050만원 정도를 벌었다. 가맹점 가운데 1위는 경북 구미시 진평동의 K사 가맹점이었고, 앱 주문 매출은 월평균 1980만원이었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앱 주문 못지않게 각 프랜차이즈 대표 전화 주문이 많기 때문에 이번 결과만 가지고 전체 수익성 측면에서 동네 치킨집이 우위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관계자는 “TV 광고를 못해 배달 시장에서 대형 프랜차이즈에 밀리던 동네 치킨집들이 스마트폰 시대에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