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독일 자동차 기업인 아우디에 차량용 반도체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를 공급한다. 삼성전자가 엑시노스와 같은 비메모리 반도체를 완성차 업체에 납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계약으로 삼성전자 엑시노스의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 진출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삼성전자 액시노스의 모습.

5일(현지시간) 삼성전자 고위 임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아우디와 차량용 반도체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오는 2018년부터 삼성전자의 AP인 엑시노스를 공급한다. 현재 삼성전자는 아우디 차량에 엑시노스를 적용하기 위해 아우디가 요구한 설계 사양과 기능 등을 최적화하고 있다.

엑시노스는 그리스어로 ‘Smart(Exypnos)’와 ‘Green(Prasinos)’의 의미를 담고 있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제품에 들어가는 AP뿐만 아니라 아우디에 공급하는 차량용 반도체도 엑시노스로 명명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모바일 반도체 적용 제품군이 크게 확장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계약은 지난해 11월 삼성전자가 아우디와 맺은 전략적 파트너십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아우디에 20나노 D램 등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했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파워트레인) 관련 시장은 오는 2020년까지 연평균 6%의 성장률을 기록, 2019년에는 95억 달러(약 11조2242억원) 수준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고성장 중인 차량용 반도체 시장을 잡기 위해 최근 권오현 부회장이 총괄하는 디바이스솔루션(DC) 부문에 자율주행차 반도체 개발을 담당하는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다. 이 TF에서 시스템LSI 반도체 사업부의 연구원들을 중심으로 자율주행차에 필요한 각종 센서와 데이터를 처리하는 비메모리 반도체를 개발 중이다.

삼성전자 고위 임원은 “아직 준비 중이지만 아우디에 엑시노스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며 “차량용 반도체는 제조사의 요구 수준을 맞혀야 하기 때문에 개발에서부터 공급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삼성전자는 꾸준히 거래처를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엑시노스는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자체 설계해 내놓은 AP이다. 현재 반도체 시장에서 독자적인 중앙처리장치(CPU) 설계 기술을 가진 기업은 인텔, 애플, 퀄컴, AMD, ARM 정도이다. 특히 모바일 AP 시장에서 실질적으로 사업하는 기업은 삼성전자와 애플, 퀄컴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