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사우스 컨벤션 센터. 현대차 프레스 콘퍼런스 도중 갑자기 무대가 컴컴해졌다. 무대에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전날 라스베이거스 도로를 자율주행차(무인차) 아이오닉을 타고 달리는 영상이 20초간 흘러나왔다. 운전석에 앉은 채 잡지를 보고, 휴대폰 문자 메시지를 보던 정 부회장은 차가 주차장에 도착하며 행사장이 밝아지자, 마치 영상에서 튀어나온 듯 검은색 니트에 정장 바지 차림으로 무대에 올랐다. CES 콘퍼런스 기조연설자로 처음 나선 정 부회장이 한편의 CF처럼 등장한 것이다.
정 부회장은 기조연설에서 "어제 자율주행은 인상적이었다"고 운을 뗀 뒤 "현대차는 대중적인 차에 대규모로 적용할 수 있는 자율주행 기술에 집중하고 있으며 가장 안전한 방식으로 운전자를 모든 제약과 제한으로부터 해방시키겠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미래가 지금과 완전히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그래서 의도적으로 아이오닉 자율주행차를 양산차와 다르지 않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정 부회장은 친환경차도 자동차의 미래 모습으로 제시하고, 앞으로 계획을 밝혔다. 그는 "2018년에는 신형 SUV(스포츠유틸리티자동차) 수소전기차를 내놓을 것"이라며 "2020년까지 하이브리드 차량 5종, 플러그인하이브리드 4종, 전기차 4종 등 친환경차 모델을 14종 이상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 중엔 최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 브랜드를 단 친환경차 계획도 들어 있다"고 했다.
자동차가 운전자를 집, 사무실 등 외부와 연결해주는 커넥티드카(connected car) 시대도 임박했다고 전망했다. 정 부회장은 "현대차는 초연결 지능형 자동차를 위해 세계 최고, 최대 테크 기업들과 협력 중"이라며 "미국 통신장비업체 시스코와 진행한 자동차 네트워크 개선 작업에 대한 세부 내용을 곧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행사 후 국내 기자들과 만난 정 부회장은 자율주행차 시승 소감을 묻자 "휴대폰 메시지를 확인하는 것처럼 다른 일을 할 수 있어 좋았지만, 아직은 더 다듬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