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박' 성지건설 vs '쪽박' 삼부토건...업계 불황 이어진 조선·해운주 급락
국정 혼란에 '정치 테마주' 기승…상승 TOP10에 다수 올라

올해 유가증권시장 상장 종목에서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성지건설이었다. 성지건설 주가는 올해 초에 비해 5배 가까이 치솟았다. 성문전자우(014915)영진약품(003520)도 4배 넘게 상승했다. 특히 올해 주가 상승률 상위 10개 목록에는 '정치 테마주'로 취급되는 종목들이 상당수 몰렸다.

반면 삼부토건(001470)은 올해 초에 비해 주가가 95% 가까이 빠져 유가증권시장 상장 종목 중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한진해운, STX중공업, 현대상선등 올해 업계 불황을 겪은 조선, 해운 관련 종목들이 뒤이어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 성지건설, 344.95%로 상승률 1위

한국거래소가 올해 1월 4일부터 지난 12월 29일까지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들의 전체 주가 등락률을 집계한 결과 올해 가장 큰 상승폭을 보인 종목은 성지건설이었다. 성지건설은 29일 종가 기준으로 올해 거래 첫날인 2016년 1월 4일에 비해 344.95% 급등했다.

건설 종목에 속한 성지건설은 건축 및 토목, 자체공사를 영위하는 종합 건설기업이다. 국토해양부가 올해 발표한 성지건설의 토건 시공능력 평가액은 1981억원이고, 시공순위는 117위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703억5895만8267원이고, 지난해에 이어 영업손실을 냈다. 영업손실 규모는 61억3487만6284원이다. 매출구성은 건축 59.62%, 토목 40.38% 등으로 구성됐다.

성지건설은 지난 4월 매각 관련 이슈가 나오며 본격적인 급등세를 탔다. 성지건설은 '두산 형제의 난' 당시 밀려난 박용오 전 두산그룹 명예회장이 운영했던 기업이다. 박 전 명예회장은 재기를 꿈꾸며 두 아들과 함께 지난 2008년 성지건설을 인수했지만, 이는 끝내 이뤄지지 못했고 이후 성지건설은 부도를 내며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충북지역 건설사인 대원이 지난 2011년 성지건설을 인수했지만, 수익성이 낮은 도급공사 위주의 사업구조로 실적 부진을 이어가자 인수 5년만인 올해 성지건설 매각을 추진했다. 이에 성지건설은 지난 4월 20일 "최대주주 변경을 전제로 한 경영권 양수도계약을 위한 실사가 진행중"이라고 공시했다. 당시 매각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는 20% 가까이 급등했고, 6거래일 동안 연일 상승세를 이었다.

신사업 진출에 대한 기대감도 주가 상승을 이끈 요인이었다. 성지건설은 4월 22일 "제 3자배정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 등 전략적 투자유치와 타법인 출자 등 신사업 진출을 종합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4월 한달 동안 주가 상승폭은 170%를 넘었다.

현재 성지건설은 기존 건설 사업을 유지하면서 바이오·제약 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 10월에는 의료기기 수출업체인 아이비팜을 흡수합병했고, 11월에는 중국 의약기업과 신약 개발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지난 8월에는 주당 액면가를 5000원에서 500원으로 바꾸는 주식분할을 결정하기도 했다. 이에 발행주식 총수는 974만8000여주에서 9748만여주로 늘었다.

◆ 정국 불안 속 '정치인(人) 테마주' 급등...금융 당국 제재 나서

눈에 띄는 것은 올해 상승 폭이 가장 컸던 상위 종목 10개 중 6개 종목이 '정치 테마주'로 분류된다는 점이다. 특정 정책보다는 학연, 지연 등 정치인과의 인맥을 중심으로 한 테마주가 급등락을 잇고 있다.

특히 국내 정제계를 혼란속으로 몰아 넣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인한 여파가 '대통령 탄핵', '새누리당 분당' 등으로 이어지며, 대선 출마 가능성이 높은 유력 정치인 중심의 정치 테마주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유력 대선 후보로 언급되고 있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왼쪽),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

올해 최대 상승 종목 2, 4위에 오른 성문전자우(014915)성문전자(014910)는 29일까지 각각 336.89%, 259.78% 올랐다. 성문전자는 재직 중인 임원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친분이 깊다고 알려져 투자자들 사이에서 '반기문 테마주'로 통한다. 6위에 오른 동양물산(205.64%)도 반기문 테마주로 알려져 있다. 이 밖에 상승폭이 큰 종목 중 각각 5위, 6위와 9위에 오른 고려산업(002140)(224.57%), 우리들휴브레인(202.35%), 그리고 우리들제약(157.46%)은 문재인 테마주로 분류되고 있다.

이에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 등 금융당국은 지난 12월 6일 테마주 등 이상급등종목 신속대응을 위한 관계기관 합동세미나를 열고 집중관리체제를 구축하는 등 테마주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거래소는 이에 대한 첫 조치로 반기문 테마주로 통하는 큐로홀딩스(051780)를 첫 이상급등 종목으로 지난 23일 지정했다. 일반적으로 이상매매 주문계좌에는 '유선경고, 서면경고, 수탁거부예고, 수탁거부' 순으로 조치가 내려지지만, 이상급등 종목 지정 계좌에는 유선경고와 서면경고가 생략된다. 이어 거래소는 시세를 조종하려는 움직임이 보일 경우 시장질서 교란행위를 적용, 과징금 등의 행정제재를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 삼부토건 94.92% 하락...업계 불황 속 조선·해운 업종 부진

올해 최대 폭으로 하락한 종목은 삼부토건이었다. 삼부토건 주가는 29일 종가 기준 올해 초에 비해 95% 가까이 떨어졌다. 삼부토건은 올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감자와 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한 뒤 1년 내내 하락세를 나타냈다.

삼부토건은 지난 2월 2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부터 회생계획 인가 결정을 받았지만, 몇년째 부진한 실적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 441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낸 삼부토건은 올해 3분기까지도 306억원 규모의 누적 손실을 봤다. 악재는 최근까지 이어졌다. 삼부토건은 지난 12월 19일 전직 임원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 공소 제기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당일 주가는 4.42% 하락 마감했다.

조선·해운 업종의 종목들이 그 뒤를 이었다. 조선·해운업은 올해 법정관리와 구조조정 한파 등을 겪으며 최악의 한해를 보냈다. 지난 9월부터 법정관리 절차에 들어갔지만 최근 청산 가능성이 높아진 한진해운은 29일 종가 기준으로 올해 초에 비해 90% 가까이 하락한 상태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종목 중 기업인수목적(SPAC) 상장사를 제외하고 2번째로 하락 폭이 크다.

최근 한진해운 조사위원인 삼일회계법인은 한진해운의 청산가치가 존속가치보다 높다고 밝혔고, 사실상 '청산 선고'를 받은 한진해운의 주가는 또 한번 급락했다. 현재 한진해운 주가는 300원대에 거래되는 동전주로 전락했다. 또 다른 조선·해운 종목인 STX중공업은 올해 초와 비교해 79.33%, 현대상선도 77.35% 떨어져 유가증권시장에서 하락폭이 큰 10대 종목 중 나란히 7, 8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