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고시원비를 내면 월세를 낸 것으로 인정받아 세금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중고차를 카드로 사면 구입 금액의 10%가 연말정산 때 소득공제 대상이 된다. 지금은 신용카드를 통한 자동차 구입 비용은 카드 소득공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기획재정부는 27일 이런 내용이 담긴 세제 관련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했다. 지난 2일 국회에서 통과된 내년 세법 개정안에 대해 자세한 조건을 달아놓은 후속 조치다. 내년부터 시행된다.

◇중고차·월세·학자금 대출 면세 확대

서민층 주거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연봉 7000만원 이하 무주택 근로자가 월세를 냈을 때 세금 혜택 대상이 늘어난다. 올해까지는 근로자 본인이 월세 계약을 한 경우에만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배우자가 계약해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 지금까진 국민주택 규모 이하의 주택이나 오피스텔만 월세 세액공제 대상이었지만, 내년부턴 고시원도 대상에 포함된다.

본인이 대학 학자금 대출을 받아 원리금을 갚고 있다면 내년부턴 세금을 줄여준다. 한국장학재단의 취업 후 학자금 대출이나, 일반 상환 학자금 대출, 농어촌 출신 대학생 학자금 융자, 한국주택금융공사의 학자금 대출을 받은 이들이 대상이다. 이 경우 학자금 대출 원리금은 세액공제를 받는 교육비로 인정받을 수 있다. 초·중·고교생의 현장체험 학습비도 학생 1인당 연간 30만원 한도로 교육비 세액공제 대상에 추가된다.

중고차를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로 사면 구입 가격의 10%가 카드 소득공제 대상이 된다. 중고차 가격을 세무 당국에 실제보다 낮게 신고하는 탈세를 막아 중고차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예컨대 A라는 사람이 2000만원짜리 중고차를 샀다면, 구매 금액의 10%인 200만원이 소득공제 대상이 된다. 이때 공제 대상인 200만원에 대해 신용카드 공제율(15%)을 곱한 30만원(200만원×15%)이 세금 혜택 대상 금액이다. A씨의 소득세 과세표준(세금 매기는 기준)이 5000만원이라면 소득세율이 24%이므로 7만2000원(30만원×24%)만큼 소득세를 덜 내게 된다. A씨가 같은 조건으로 체크카드로 샀다면 신용카드에 비해 공제율(30%)이 배이므로 소득세를 14만4000원 덜 낼 수 있다.

◇저축성 보험 세금 감면 혜택 축소

저축성 보험에 대한 세금 감면 혜택은 줄어든다. 저축성보험은 10년 이상 유지하면 이자소득에 대한 세금(15.4%)을 면제받을 수 있다. 지금까진 일시납 보험은 1인당 보험료 2억원까지, 월 적립식 보험은 한도 제한 없이 이 비과세 혜택을 받았다. 그러나 내년부턴 일시납 보험은 1인당 보험료 1억원까지, 월 적립식 보험은 월 보험료 150만원 이하일 경우에만 세금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내년 4월부턴 물건을 산 뒤 적립받은 포인트나 마일리지로 상품을 구입할 때 부가가치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A상점에서 1000원짜리 상품을 현금으로 사면 10%인 100원의 부가가치세가 붙지만, 포인트나 마일리지로 사면 부가가치세가 면제된다. 그러나 이 경우 유통업체에서 부가가치세 면제분만큼 가격을 빼 줄지는 미지수다.

현금영수증을 의무적으로 발급해 줘야 하는 업종도 추가됐다. 내년 7월부터 출장 뷔페, 중고 자동차 매매, 태권도 학원이나 축구교실 등 스포츠 교육기관, 유학 알선업체 등 6개 업종이다. 해당 업체에선 현금영수증을 의무적으로 발급해줘야 한다.

◇업무용 차량 비용 인정 확대

업무용 승용차에 대한 비용 처리 기준은 다소 완화된다. 지금까진 업무 전용 자동차보험에 가입한 경우에만 업무용 승용차와 관련한 비용을 인정해 줬다. 그러나 앞으로는 렌터카의 경우 법인의 임직원만 차량을 운행할 수 있는 임대차 특약에 가입한 경우도 비용으로 인정해 준다.

상장주식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과세하는 대주주 범위는 확대했다. 과세 형평성을 높인다는 취지다. 유가증권은 지금은 지분율 1% 또는 시가총액 25억원 이상인 대주주만 양도소득세가 과세된다. 2018년엔 지분율 1% 또는 시가총액 15억원 이상, 2020년엔 지분율 1% 또는 시가총액 10억원 이상으로 단계적으로 낮아진다.

중견·대기업의 연구·개발(R&D) 세액공제 공제율은 현재의 20%에서 최대 30%로 올린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 지출액 비중의 3배만큼을 더 공제해준다. R&D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기술은 인공지능(AI), 전기구동차 등 65개를 추가해 155개 기술로 늘렸다. 고용창출 투자세액공제의 적용대상은 기존엔 49개로 한정했지만 앞으로는 도박장, 유흥주점 등 소비성 서비스업을 제외한 모든 업종으로 확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