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후발 통신사업자들의 비용 부담을 줄여 공정 경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시행해 온 상호접속료 차등 정책을 폐지하기로 했다.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유·무선 가입자 1500만명을 넘어서는 등 힘의 격차가 좁혀진 만큼 내년부터는 비대칭 규제를 아예 없애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시내전화와 인터넷전화의 접속요율도 동일하게 산정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16~2017년도 유·무선 음성전화(시내전화·시외전화·인터넷전화·이동전화)망 상호접속료'를 23일 발표했다.
상호접속료는 이용하는 통신사가 서로 다른 두 가입자가 통화할 때 발신측 사업자가 착신측 사업자에 지불하는 통신망 이용대가를 말한다. 가령, KT 가입자가 SK텔레콤 가입자에게 전화를 걸 경우 KT가 SK텔레콤망에 접속한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다. 미래부는 매 2년마다 상호접속료 수준을 결정하고 산정방식을 고시해왔다.
미래부는 2017년 이동전화 상호접속료를 분당 14.56원으로 확정했다. 이는 이동통신 3사 모두 동일하게 적용된다. 2016년의 경우 SK텔레콤 17.03원, KT 17.14원, LG유플러스 17.17원으로 조금씩 달랐다.
그동안 LG유플러스(032640)의 접속료가 가장 높았던 건 발신측 사업자가 착신측 사업자에게 지불해야 하는 구조 때문이었다. LG유플러스 가입자수가 적다보니, LG유플러스 가입자가 SK텔레콤이나 KT 가입자에게 전화를 거는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다. 즉 LG유플러스가 나머지 두 기업에 접속료를 지불해야 하는 일이 더 많기에 정부는 LG유플러스의 접속료를 높게 산정해 손실을 일부 보전해준 것이다.
송재성 미래부 통신경쟁정책과 과장은 "3위 사업자(LG유플러스)의 점유율이 상승하는 등 시장의 경쟁상황이 변했다"며 "차등 격차가 상당부분 완화돼 접속료를 통한 비대칭 규제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미 정부는 지난 수년간 통신망 기술 발전과 효율화, 통화량 증감 상황 등을 감안해 상호접속료를 낮춰왔다. SK텔레콤(017670)의 경우 2008년 33.41원에서 2016년 17.03원으로 16.38원 인하됐고, KT(030200)도 같은 기간 38.71원에서 17.14원으로 21.57원 인하됐다. LG유플러스도 39.09원에서 17.17원으로 21.92원 낮아졌다.
이에 따라 국내 상호접속료 시장도 꾸준히 축소되고 있다. 2016년 접속료 시장 규모는 1조5679억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이는 1조7518억원을 기록한 2015년 시장 규모에 비해 10.5% 감소하는 것이다. 지난 2011년 접속료 시장 2조4647억원 규모였다.
아울러 미래부는 데이터가 중심이 된 통신시장 환경을 고려해 기술방식은 상이하나 동일 서비스인 2G·3G와 VoLTE(LTE망을 이용한 음성통화)간 접속요율을 동일하게 적용하기로 했다. 또 유선전화 부문에서도 시내전화와 인터넷전화간 접속요율을 맞출 계획이다. 차세대망으로의 전환을 촉진하고 기술중립성을 지키기 위해서다.
송 과장은 "인터넷전화는 동일시장 내에 있음에도 시내전화에 지불하는 접속료가 받는 접속료보다 더 높은 상태"라며 "대등한 경쟁을 위해 동일한 수준의 접속료를 적용할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시내전화와 인터넷전화의 접속료는 2017년 분당 10.86원으로 통일된다.
유·무선간 접속료 격차도 줄어든다. 유·무선간 접속료 격차는 지난해 분당 6.09원에서 올해는 5.05원으로 축소됐다. 미래부는 2017년에는 이 격차가 3.70원으로 더 줄어든다고 전했다.
송 과장은 "그간 상호접속료는 선·후발 사업자간 경쟁력 차이를 보정하는 주요 정책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며 "공정경쟁을 촉진한다는 정책 기조는 유지하되 경쟁구도 재편, 데이터 중심 환경 가속화, 차세대 망으로의 진화 등 통신환경의 변화에 대비해 정책의 기틀을 새롭게 마련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