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혼란이 지속되는 와중에 기업 활동을 제한하려는 각종 규제들 때문에 지금 중견 기업들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장은 20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경기 악화에 대통령 탄핵이라는 국가적 혼란까지 겹쳐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정치권이 기업인의 활동을 제한하는 법안까지 쏟아내 경영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며 "하루빨리 기업의 부담을 줄여 스스로 고용과 투자를 늘려가도록 방향전환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20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장은“20대 국회 개원 후 7개월간 발의된 4024개의 법안 가운데 상당수가 기업인들의 발목을 잡는 법안들”이라며 정치권을 비판했다.

강 회장은 반(反)기업 법안 상정 사례로 "기업의 가업 승계를 도와주겠다면서 상속세 공제 한도를 축소하고, 법인세율을 인상해 기업의 세(稅) 부담을 늘리는 것" 등을 꼽았다. 또 매년 일정 정도 이상의 청년 구직자를 신규 채용하지 않으면 미이행 부담금을 내도록 강제하는 '청년고용특별법안'을 예로 들며 "고용은 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지고 투자할 여력이 생기면 자연히 늘어나는 것인데 정부가 나서서 이를 강제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국회에서 통과된 내년도 예산이 400조원 수준인데, 올해 국내 기업 수출액이 500조원에 달할 정도로 기업들은 열심히 일하고 있다"며 "특히 우리 중견 기업들이 글로벌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가 나서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 위기로 어려움을 겪었던 유럽의 스페인이 혹독한 구조조정과 정부의 지원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자동차의 경우 스페인의 완성차 생산량이 한국보다 더 많다는 말도 나옵니다. 해외에 나가 중국은 물론이고 인도의 중견 기업인들을 만나곤 하는데, 성장 속도가 가히 두려울 정도입니다. 좌고우면할 시간이 없는 겁니다."

강 회장은 최근 최순실 사태에 기업인들이 연루돼 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늘어나는 상황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그는 "기업인들도 보다 청렴한 자세로 기업을 운영해야 한다"며 "중견기업연합회를 포함한 여러 경제 단체들이 이를 위해 뜻을 모아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