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정리하는 연말은 전통적으로 스파클링 와인이 많이 팔리는 시기다. 미국과 영국 등 주요 와인 소비국가에서는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스파클링 와인 판매량이 평소보다 300~500% 가까이 치솟는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청량하고 톡 쏘는 맛을 즐기는 20~30대 여성 와인 소비자가 늘면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스파클링 와인이 국내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다. 스파클링 와인 특유의 산뜻함과 감귤과 풋사과 향이 와인을 어렵게 생각하는 입문자들을 끌어당긴다.

레드 와인은 알코올 도수가 보통 12∼15도인데, 스파클링 와인은 도수가 4.5도부터 13도로 비교적 낮은 것도 저도주가 강세를 보이는 최근 유행에 꼭 맞는다. 업계는 탄산수 등 탄산음료 인기도 스파클링 와인 유행에 한몫했다고 분석한다.

◆ 화이트 와인 앞지른 스파클링 와인…20·30 女 사로잡아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스파클링 와인 수입액은 처음으로 화이트 와인 수입액을 넘어섰다. 2015년 와인 종류별 수입액은 레드와인 1억2800만달러, 화이트와인 2700만달러, 스파클링와인 2800만달러다.

국내 와인 수입액 증가율은 2013년 15%에서 지난해 4%까지 하락했지만, 레드와인과 화이트와인이 고전하는 가운데서도 스파클링 와인 수입액은 17% 늘었다.

수입액과 동시에 수입량도 불어났다. 지난 2011년 189만3599ℓ였던 스파클링 와인 수입량은 2015년 422만6230ℓ로 123% 증가했다.

수입량 증가율보다 수입 금액 증가율이 낮은 것은 최근 들여오는 스파클링 와인의 경우 금액이 과거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품이 많아졌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프랑스 샹파뉴 지방에서 생산된 고가(高價) 샴페인(Champagne)이 아니더라도, 스페인·이탈리아 등지에서 만든 스파클링 와인이 국내에 대거 들어오면서 소비자들의 선택지는 이전보다 풍성해졌다.

스페인의 카바(Cava)는 샴페인과 다른 품종의 포도이지만 만드는 방법은 똑같다. 이탈리아 프로세코(Prosecco)나 프란치아코르타(Franciacorta)의 특정 풍미는 샴페인을 쫓아가기 어렵지만, 가볍게 즐기기에 무리가 없다.

양경훈 빈198 대표는 "일반적으로 스파클링 와인은 식전주로 알려졌지만, 치킨·튀김·양념이 곁들여진 한식 등 대부분의 음식과 두루 잘 맞는다"며 "기포감과 향이 풍부한 제품을 고르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 편하게 즐길 만한 스파클링 와인 3선

뮤랄 리제르바 브루토(왼쪽), 바르치노 카바 벨 에포크(가운데), 도미니오 데 깔레스 카바 브뤼

뮤랄 리제르바 브루토 (Mural Reserva Bruto)

찾아보기 힘들지만 만나면 빠져드는 포르투갈 스파클링 와인. 생기 넘치는 감귤향과 오래 지속되는 기포가 특징이다. 잔을 타고 오래도록 올라오는 기포를 감상하는 것도 즐길 거리. 바닷가 인근 포도밭에서 수확한 포도로 만들어 혀를 쏘는 미네랄리티가 매력적이다. 권장가 5만원대.

바르치노 카바 벨 에포크 (Barcino Cava Belle Epoque)

저렴한 가격에 어울리지 않는 견과류 향과 구운 빵 맛이 살짝 난다. 1년간 병 속에서 효모를 넣어 숙성하기 때문이다. 감기 걸렸을 때 마시던 꿀을 넣어 중탕한 배즙에 탄산을 넣어 차갑게 마시는 기분이랄까. 같은 이름의 고가 샴페인이 더 유명하니 주의해야 한다. 3만원대.

도미니오 데 깔레스 카바 브뤼 (Dominio de Calles Cava Brut)

스페인 스파클링 와인 특유의 사과 향과 복숭아 향이 먼저 코를 스치고, 입 안에서 사각거리는 청량감이 퍼진다. 단 맛을 앞세우는 기존 스파클링 와인과 달리 기분 좋은 산도가 살아있어 입 안에서 쉽게 질리지 않는다. 신선한 샐러드와 잘 어울린다. '차갑다' 싶을 정도로 온도를 낮춰 마시는 것이 관건. 권장가 3만원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