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가 회원사로부터 향후 개혁 방안을 청취하기 위한 회의를 개최하려고 했으나 상당수 기업이 불참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경련은 오는 15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삼성, 현대차, SK, LG 등 주요 그룹 회원사 대외 업무 담당 임원으로부터 쇄신안 의견을 듣기 위한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하지만 상당수가 불참을 통보해 일정 조율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6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조사' 청문회 중간에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증인으로 나선 대기업 회장들에게 "전경련 해체에 반대하시는 분은 손을 들어달라"고 요구했다. 구본무 LG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조양호 한진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앞줄 왼쪽부터 손든 사람만), 허창수(뒷줄 손든 사람) 전경련 회장이 손을 들었다. 이 중 구본무 회장과 정몽구 회장은 이후 진행된 청문회에서 전경련을 탈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전경련 해체 여론이 빗발치는 상황에 쇄신 모임에 참석하기가 부담스럽다는 게 기업들의 반응이다. 전경련 탈퇴를 선언한 삼성과 SK 측은 탈퇴하기로 한 단체의 미래를 논의하는 자리에 나가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보고 있다.

전경련 측은 15일 행사 개최 여부를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 "회원사를 방문하거나 전문가를 초청하는 방식으로 쇄신안을 듣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비공개적으로 몇 몇 회원사들의 의견만 들어 제대로 된 쇄신안을 내놓을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전경련이 쇄신 방안에 대한 의견을 구했다는 소식을 아직 듣지 못했다"며 "객관적인 쇄신안을 내기 위해선 전경련에 비판적인 시민단체나 전문가의 의견을 듣는 공청회를 열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전경련 측은 "아직 공청회 등의 일정은 잡힌 게 없다"고 했다. 재계에서는 전경련 쇄신안의 마감 시한을 내년 2월 정기총회로 보고 있다. 2월 정기총회에선 허창수 회장과 이승철 부회장의 후임 인선을 결정해야 한다.

구체적인 쇄신안 없이 후임 인선만 발표할 경우, '전경련 해체' 요구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법적으로 전경련을 해산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3일 한 매체는 "정부가 전경련 해산과 관련 법률적 검토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소관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현재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현재까지 전경련 해산과 관련한 법률적 검토에 착수한 바 없다"고 해명했다.

사단법인인 전경련은 민법 제38조에 따라 "목적 이외의 사업을 하거나 설립허가의 조건에 위반하거나 기타 공익을 해하는 행위"를 한 경우, 주무관청인 산업부가 설립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