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1960선까지 추락했던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회복하면서 증권주들도 덩달아 웃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돌파한 지난 8일 이후 증권주들은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12일 기준으로 미래에셋대우는 3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714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 7일 종가보다 5% 상승한 수치다. 같은 기간 키움증권(039490)도 5% 가까이 올랐다.

미래에셋증권(006800)한화투자증권(003530), NH투자증권(005940)등도 3% 이상 주가가 상승했다.

대부분의 증권주들이 상승하면서 KRX 증권지수도 크게 올랐다. 지난 7일 518.41이었던 KRX 증권지수는 이날 539.74로 3거래일 사이 21.33포인트 올랐다.

12월 이후 코스피지수와 KRX 증권지수 추이.

전문가들은 최근 미국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면서 국내 증시 흐름이 좋아진 것이 증권주에 호재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증시가 계속해서 상승하면 거래량이 증가할 가능성이 큰데, 이는 거래 수수료가 주 수입원인 증권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 몇달간 증권주 가격이 많이 빠지면서 증권주의 기업 가치보다 주가가 낮게 형성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박혜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난 3개월간 증권주가 꾸준히 빠지면서 증권사들의 실적이나 기업 가치에 비해 주가가 낮아진 측면이 있다"며 "투자자들이 저평가주로 판단하고 투자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승창 KB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증권주가 주기적으로 빠지는 경향이 있었고, 최근 증시 자체가 좋은 흐름을 보이면서 증권주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했고, 김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 주식 시장이 강세를 보였는데 국내 증시도 이에 대한 영향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미국 금리 인상이 완만한 수준에 그칠 것이란 기대감과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내년 12월까지 연장하기로 한 것도 증권주에 대한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금리가 상승하면 채권 가격이 떨어져 채권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증권사들에게는 악재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김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미국 금리가 급등할 것이란 우려가 일부 완화되고 ECB가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가 형성되면서 시장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며 "금리가 내려가면 금융권의 평가 손실 규모가 줄어들 수 있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도 "미국 기준금리가 소폭 상승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증권사들의 손실 규모도 우려했던 것 보단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손실 규모를 최소화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향후 증권주들의 주가는 금리 변동과 증권사 실적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유 연구원은 "최근 주가가 상승하고는 있지만, 채권 관련 불확실성이 아직 남아있어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 지 확신하기 어렵고, 상승한다 하더라도 그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증권주가 저평가된 것은 맞지만 투자를 권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달 말까지는 미국 금리 등 금리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며 "내년에는 '1월 효과'로 기대감이 상승하기도 하고 올해 증권주들의 주가가 기업 가치에 비해 굉장히 낮은 상태로 증권시장이 끝나기 때문에, 이런 부분이 작용한다면 내년에도 증권주는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