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은 머스크, MSC와 2M 얼라이언스(해운 동맹) 협상을 타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새로운 얼라이언스 명칭은 '2M+H 스트래티직 코퍼레이션(Strategic Cooperation)'으로 정해졌다. 가입 기간은 3년이다. 협력 방식은 다른 해운동맹인 오션 얼라이언스가 채택하고 있는 '선복(배의 적재용량)교환'과 '선복매입'이다.
현대상선과 머스크, MSC는 얼라이언스 협력 단계를 두 단계로 나눠 추진하기로 했다. 1단계에선 전략적 협력을 통해 선복 교환과 선복 매입 제휴를 3년간 진행한 뒤 현대상선의 재무구조와 영업실적이 개선되면 2단계로 선복공유협정(VSA)을 체결하기로 했다.
현대상선과 머스크, MSC가 합의한 '선복매입'과 '선복교환'은 기존 2M 얼라이언스가 채택 중인 '선복공유'와 '선복교환' 수준의 강도 높은 제휴관계는 아니다. 얼라이언스 협력 관계는 선복 활용 방식에 따라 '선복매입', '선복교환', '선복공유' 순으로 강도가 높아진다.
일각에서는 현대상선과 머스크, MSC의 VSA 체결이 조건부 보류되면서 정식 회원으로 볼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선복매입과 선복교환은 얼라이언스에 가입하지 않더라도 협력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에 대해 현대상선 관계자는 "얼라이언스 여부를 구분하는 '다른 선사에 대한 배타성'과 '미국 연방해사위원회(FMC) 서류 제출이 가능한 구속력' 등을 모두 갖추고 있다"며 "선대규모, 재무상태, 수익성 등 2M과 상대적으로 협상 열위에 있는 상황에서 실리를 챙기는 것에 방점을 두고 얻어낸 최선의 결과"라고 했다.
◆ 현대상선 "할당 선복량 20% 늘었다…선대 확장 위해 가입기간 단축"
현대상선은 이번 전략적 협력체제를 구축하면서 할당된 선복량이 현재 소속된 'G6 얼라이언스'에 가입해 있을 때보다 20% 증가했다고 밝혔다. 현대상선의 미주노선과 구주(유럽)노선을 합친 전체 주간 선복량은 2만~2만1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수준에서 2만4000~2만5000TEU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계약기간은 다른 얼라이언스보다 짧은 편이다. 현대상선은 "2M과의 계약에 따라 선박 신조발주 등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장기간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글로벌 해운사로 성장하는데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통상 얼라이언스보다 짧은 3년으로 정했다"고 했다.
현대상선은 북미서안 운영항로를 기존 2개에서 3개로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이번 계약에 따라 2M의 네트워크와 연료 효율성이 높은 선박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며 "다양한 서비스와 안정적인 수익성 개선 기반을 확보했다"고 했다.
◆ 미 FMC 승인 남아…중장기적으로 선대 확장 나서야
현대상선은 항만청 등록과 승인에 필요한 상세 협약서를 준비한 뒤 미국 FMC의 승인을 받아 내년 4월부터 서비스를 개시할 계획이다. 미 FMC로부터 승인을 받지 못하면 미국에서 얼라이언스로 활동할 수 없게 된다. 미 FMC 승인은 통상 45일쯤 걸린다.
현대상선은 2M 얼라이언스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중장기적으로 선대를 확장해 글로벌 상위권 선사로 거듭나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한국 해운업은 세계 7위였던 한진해운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개시로 벼랑 끝에 몰려있다. 현대상선은 정부의 지원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중기 성장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얼라이언스 가입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경쟁력 강화에 매진해 국민적 여망에 보답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