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월의 월급' 또는 '13월의 폭탄'이라 불리는 연말정산이 코앞에 닥쳤다. 막바지 절세 전략에 따라 쏠쏠한 수입이 생길 수도 있고, 세금을 토해낼 수도 있다. 현실적으로 12월에 절세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하지만 월급쟁이들이 가장 큰 연말정산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은 지금이라도 서두른다면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연말정산에서 개인·퇴직연금을 합쳐 연금저축에 대해 700만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안에 700만원 한도를 다 채우면 총 92만4000원(연봉 5500만원 이하는 세율 16.5% 적용받아 115만5000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하지만 막상 연금저축에 가입하려고 해도 펀드 종류만 400개가 넘어 어떤 상품에 가입해야 할지 제대로 알기 어렵다. 거기다 연금은 55세 이후에 받기 때문에 장기간 목돈이 묶이는 부담을 감수해야 하는데 수익률이 좋은 상품을 찾아 이를 만회해야 한다.

절세 효과도 누리면서 고수익도 추구하는 현명한 투자 전략을 위해 본지가 4개 은행과 6개 증권사의 PB(자산운용전문가) 30명에게 연말 개인·퇴직연금으로 가입하면 좋은 펀드 90개를 추천받았다. 이 중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펀드 10개를 골라 소개한다.〈표 참조

'배당·해외·분산투자'가 3대 트렌드

PB들은 배당에 초점을 맞춘 펀드를 집중적으로 선택했다. 1위 상품 '미래에셋배당프리미엄' 펀드를 포함해 10위 내에 4개가 배당주 펀드였다. 미래에셋배당프리미엄 펀드의 경우 배당에 적극적이고 시가총액이 큰 대기업 중심으로 투자한다. 1~2%대에 불과한 저금리 시대에 배당 수익을 별도로 챙길 수 있고, 수익성이 좋은 기업에 투자하기 때문에 불황에 상대적으로 투자 위험이 낮은 것이 강점이다. 300억원이 설정된 대표 상품의 경우 2년 수익률이 10%에 육박하고 있다. 3위 '피델리티 글로벌 배당펀드'나 6위 '신영퇴직연금 배당펀드', 8위 'KB퇴직연금 배당펀드'도 이런 점을 강조한 배당주 펀드다. 'KB퇴직연금배당40증권자투자신탁(채권혼합)C'의 경우 5년 수익률이 28%가 넘는다.

여러 자산에 돈을 나눠 맡기는 분산 투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삼성자산운용이 지난 5월 출시한 '타깃 데이트 펀드'(Target Date Fund·TDF)는 투자자의 나이에 맞춰 시기별로 분산투자를 하는 독특한 전략이 돋보여 추천 수가 둘째로 많았다. 투자자가 젊을 때는 투자 위험은 높지만 높은 수익을 노릴 수 있게 주식 비중을 높이고, 은퇴 시점이 다가오면 채권 같은 안전 자산 비중을 높인다. 한국투자증권 양지선 PB 는 "자동으로 분산 투자를 해주기 때문에 투자자가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빠르게 변하는 시장에 대응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라고 말했다.

저성장에 빠진 국내보다 성장하는 해외 시장에 적극 투자하라는 PB도 많았다. 특히 경기가 살아나고 있는 미국에 관심이 쏠렸다. 10위권 내 3개 펀드가 미국 관련 자산에 주로 투자하는 상품이었다. 우리은행 김현수 PB팀장은 공동 3위인 '프랭클린 미국 금리 연동 특별 자산 펀드'에 대해 "시중 금리가 오르면 이자 수익까지 주는 상품인데 미국 금리가 오를 것이란 게 확실한 상황이라 투자 적기라고 본다"고 말했다. 아직 연 6%대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는 중국에 장기 투자하는 '이스트스프링차이드래곤A Share' 펀드도 고른 추천을 받아 8위에 올랐다.

"장기투자 핵심은 지속적인 관리"

주요 은행·증권사 PB들은 연금저축펀드는 지속적인 관리가 핵심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원휴 KEB하나은행 PB팀장은 "국내·외 경제가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 과거처럼 단순히 장기 투자하면 수익이 날 것이라 생각해서는 안 된다"며 "6개월이나 1년에 한 번씩은 자산을 점검해 투자를 재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일건 우리은행 PB팀장은 "펀드 관리를 제대로 못 할 것 같으면 규모가 큰 펀드에 투자한 뒤 1년에 한 번 정도 해당 펀드에서 자금이 많이 빠져나가지 않는지 챙겨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중요한 노후 자금을 모으는 것인 만큼 해외 투자를 적극적으로 고려해 수익률을 높이는 것도 좋다는 조언도 많았다. 한국투자증권 서지형 마포지점장은 "한국 연금펀드의 70% 이상이 국내 자산에 편중돼 있는 만큼, 선진국이나 신흥국 등에서 수익률을 높이는 것도 생각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유안타증권 홍성진 PB는 "지금은 글로벌 시장에서 금리가 오르는 시기이기 때문에 채권형 펀드보다는 주식형 펀드가 상대적으로 낫다"고 조언했다.


☞ DB형·DC형·IRP

DB형은 기업이 책임지고 퇴직 적립금을 은행·보험사 등 외부 금융회사에 맡겨 운용한다. 일반적으로 과거 퇴직금과 같은 형태이다. 반면 DC형은 근로자 개인이 적립금을 책임지고 운용하며, 운용 성과에 따라 퇴직금 액수가 달라진다. IRP는 개인형 퇴직연금으로, 근로자가 이 계좌에 퇴직금을 이체하거나 추가 적립해 노후 준비를 할 수 있으며, 납입금을 예금·펀드·채권·주가연계증권(ELS) 등에 투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