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관광·레저 시장이 연 10% 속도로 급성장하는 시장입니다. 관광·레저 시장 규모도 한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큽니다. 이런 시장에서 승부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한국에서 고급 레저·관광 브랜드로 자리 잡은 '아난티'라면 중국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이라 확신합니다."

지난 5일 서울 충무로 본사에서 만난 에머슨퍼시픽 이만규 대표는 자신만만했다. 에머슨퍼시픽은 서울·부산·남해 등에서 골프장과 고급 리조트를 운영하는 기업. 이 대표는 에머슨퍼시픽 첫 해외 진출 지역으로 중국을 선택했다. 중국은 모든 산업 분야에서 전 세계 기업들이 정면 승부를 펼치는 곳. 이 대표는 "'남해힐튼' 리조트와 가평의 '아난티 펜트하우스 서울'에서 도입해 호평을 받은 고품격 서비스를 중국에서 도입하면 중국 부유층 고객도 충분히 감동시킬 수 있을 것"면서 "중국 관광·레저 시장에 정면으로 도전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난 5일 이만규 대표는 “한국에서 검증된 아난티 브랜드로 중국 관광 레저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며 “중국에서도 고급 휴양 시설,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한 첫 단계로 지난달 28일 중국 부동산 개발 운영 투자기업인 윤지투자그룹과 중국 내 부동산 프로젝트 개발과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윤지그룹은 자산 약 200억위안(약 3조4000억원) 규모로, 베이징 서쪽 27개홀 규모 회원제 골프장 '북경향산국제골프장' 등을 보유하고 있다. 에머슨퍼시픽은 먼저 향산국제골프장을 위탁 운영하고, 윤지그룹이 개발을 추진 중인 베이징 고급 주거단지 '아서림풍별장단지'의 설계 자문을 하고, 위탁 운영까지 할 예정이다.

에머슨퍼시픽은 지난해부터 중국 진출을 위한 사전 작업을 시작했다. 에머슨퍼시픽은 작년 10월 중국 최대 민간 투자 회사인 중국민생투자유한공사의 자회사 중민국제자본유한공사로부터 1806억원 투자를 유치해 투자 자금을 확보해 놓았다.

이 대표가 중국 시장 공략에 자신감을 갖는 이유는 경기 침체로 국내 레저 산업이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에머슨 퍼시픽이 거의 유일하게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경기도 가평에 문을 연 아난티 펜트하우스 서울은 한 채당 분양 가격이 20억원이 넘지만 개장 전에 모두 팔렸고, 내년 문을 여는 부산 아난티 펜트하우스 해운대도 이미 90% 분양을 완료한 상태다. 이달에는 서울 청담동에 국내 최초 여성 전용 커뮤니티 공간 '아난티 클럽 청담', 2018년에는 서울 도산대로 5~10분 거리에서 테라스를 갖춘 60실 내외 객실과 수영장, 레스토랑, 피트니스, 메디컬 클리닉, 스파 등을 갖춰 '아난티 강남'도 문을 열 예정이다.

에머슨퍼시픽은 지난 3분기 작년 3분기보다 40% 이상 늘어난 529억원 매출을 올렸다. 분기 기준 매출로는 가장 많다. 주가(株價)도 상승세다. 지난 3월 초 2만8000원대이던 주가는 아난티 펜트하우스 서울 분양 성공 등에 힘입어 12월 현재 3만5000원대로 뛰었다. 에머슨퍼시픽은 2008년 금강산에 골프장을 개장하고 대북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문을 닫아야 하는 위기도 겪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이 위기를 보란 듯이 극복하며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 대표는 "아난티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휴식을 취하면서도 '가치 있는 시간을 보냈다'고 느낄 수 있도록 고품격 휴양 문화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