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코스닥지수가 2% 가까이 내리며 580선 아래로 추락했다. 2015년 1월 이후 처음으로 570선까지 하락하며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탈리아 국민투표 부결로 국내 증시에 대한 전반적인 투자심리가 악화된데다 중국 리스크와 국내 정치적 리스크가 겹치면서 코스닥지수가 최근 저점 아래로 떨어졌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12월은 배당을 앞두고 중소형주들이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비수기이기 때문에 코스닥지수가 다시 회복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1.61포인트(1.98%) 내린 575.12를 기록했다. 코스피지수는 7.25포인트(0.37%) 내린 1963.36을 기록하며 장을 마감했다.

5일 코스닥지수

◆ 중국·탄핵 정국에 바닥난 투자심리…580선 아래로 하락

이날 코스닥지수는 2015년 1월 14일(571.66) 이후 약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스닥지수가 급락한 것은 국내 코스닥시장에 대한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됐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인한 중국의 무역 보복의 가시화에 대한 우려, 최순실 게이트로 시작돼 탄핵 정국으로 이어진 국내 정치적 리스크에 대한 불안감이 코스닥시장에 대한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것이라고 분석했다.

변준호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크게 하락한 종목들은 대부분 중국과 관련됐거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이 높은 경우다”라며 “최근 사드를 둘러싸고 중국과 한국의 경제적인 긴장감이 심화되고 있고, 국내에서 탄핵 정국을 맞아 정치적인 불안감이 확대됨에 따라 투자심리가 악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훈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셀트리온(068270)을 제외한 시가총액 상위종목 대부분이 하락했는데 이 종목들 모두 밸류에이션이 높은 편이다”라며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비싼 종목에 대한 보수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기적으로 연말은 중소형주가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전형적인 ‘코스닥 비수기’이기도 하다.

정 연구원은 “11~12월은 배당을 앞두고 상대적으로 배당을 많이하는 기업들이 포함된 유가증권시장에 투자가 몰릴 수밖에 없다”며 “이 시기 코스닥시장은 약세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인 흐름이다”라고 분석했다.

◆ 최근 저점 무너졌지만…“더 하락할 수도”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코스닥지수가 580선 아래로 하락한 것에 대해 ‘이 정도로 하락할 지 몰랐다’는 입장을 내놨다. 예상을 벗어난 기록 때문에 앞으로 코스닥지수가 얼마나 더 하락할 지 가늠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정훈석 연구원은 “2015년 1월 최저점을 기록한 이후 더 하락한 적이 없기 때문에 코스닥지수가 580선 아래로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며 “이 상태로는 더 하락할 수 있으나 2차 바닥이 어느 선이 될 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믿었던 연기금마저 6거래일 연속 코스닥시장에서 순매도를 하고 있다”며 “코스닥시장은 당분간 의지할 곳이 없기 때문에 대내외 악재와 시기적 악재까지 맞물려 다시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 전까지 투자자들이 보수적인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정 연구원은 “코스닥지수가 오늘 많이 하락했기 때문에 내일은 소폭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투자자들이 12월 미국 기준금리 인상 결정 때까지 보수적인 전략을 취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