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IT 인재 육성 비결은 대학이 아닌, 기업에 있습니다."

장동훈〈사진〉 인도 IIIT델리대학(별칭 트리플아이티)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1일 본지 인터뷰에서 "한국이나 인도나 IT 전공자의 대학 졸업 직후 실력은 비슷하다"며 "이후 격차를 벌리는 건 기업의 교육"이라고 했다. 인도의 수도 델리에 있는 IIIT대는 상위 0.5% 학생이 입학하는 명문 신생 공립대다. 이곳에서 2012년부터 재직 중인 장 교수는 이날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기획재정부가 개최한 포럼 '제 4차 산업혁명과 산업의 융·복합'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그는 인도의 대표적인 IT 교육 사례로 IT 서비스 기업 인포시스(Infosys)를 꼽았다. 1981년 자본금 1000달러로 출발한 인포시스는 연 매출 11조원 규모의 세계 2위 아웃소싱 회사다. 전 세계 약 600개 회사에 각종 IT 시스템을 개발해준다. 장 교수는 "인포시스는 한 번에 1만4000명을 6개월 동안 교육할 수 있는 세계 최대 IT 연수원을 갖추고 있다"며 "IT 비전공자도 연수를 거치면 바로 실무 투입이 가능할 정도"라고 했다. 그는 "한국은 대학에 실무형 인재를 기르라고 하지만, 실무는 대학보다 기업이 압도적으로 강하다"고 했다.

인도의 안정적인 IT 환경도 인력 양성의 비결로 꼽았다. 장 교수는 "제조업이 취약한 인도는 지난 30년간 'IT 서비스' 수출에 힘썼다"며 "IT 서비스는 금융·병원 시스템 등을 개발하는 분야로, 업데이트가 끊임없이 필요하기 때문에 변화가 점진적이고, 고용도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IT 세부 분야에서 20년씩 경험을 쌓은 전문가가 많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장 교수는 "4차 산업혁명으로 꼽히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핀테크 등의 기반은 사실 프로그래밍"이라며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수십년간 C언어를 써온 것처럼, 혁신은 기존의 것을 바꾸는 게 아니라, 기존 지식에 지식이 쌓이면서 생기는 것"이라고 했다.

제조업 강국인 한국은 인도와는 다른 '맞춤형' IT 정책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소프트웨어와 접목해 제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추진해야 한다"며 "인도 기업과의 파트너십 등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했다.